민주당 경제안보정책 조만간 발표 …‘우클릭’ 속도내나
기업들 목소리 연속 경청 … ‘먹사니즘’ 핵심정책 준비 마무리
홍성국-이한주 주도 정책 조정 … 허영, 추경 등 민생대책 마련
더불어민주당이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기업들과의 연속 토론을 마무리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애로를 해결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우클릭’ 제안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그동안 민주당이 고집해 왔던 ‘노동자 중심’이나 ‘분배 중심’에서 ‘기업 중심’과 ‘성장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해 왔다. 민주연구원 등은 ‘흑묘백묘론’ ‘먹사니즘’ 등 생존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준비단계를 마무리하고 정책들을 다듬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조기대선이 눈앞에 와 있고 정책 능력과 집권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정책 공약을 내놓을 시점이 됐다”며 “최근의 경청 토론회가 마무리되는 만큼 이를 종합한 정책대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당인 만큼 현재 실천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사실상 대선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위기 극복 대안이기 때문에 분배보다는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우클릭’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한 대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건너지 못했던 ‘진보의 영역’을 이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가 직접 주재하는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 종합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주최했고 대기업 경제연구소, 경제단체들이 함께 했다. 구체적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기업 측에서는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 원장이 참석했고 경제단체 측에서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책을 담당하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주요 경제분야 특별위원회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이언주 위원장, 국가경제자문회의 홍성국 의장이 참여했고 핵심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 김영배 간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원이 간사도 대응 전략을 짜는 데 들어갔다. 자동차산업 간담회와 2차 전지 간담회를 주재한 강훈식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도 주요한 정책 입안 담당자로 발을 담갔다.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13일부터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중소·중견기업 등 4차례에 걸쳐 분야별 간담회를 가졌고 이날 통상·산업정책 등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까지 들은 후 제안된 정책들을 정리해 이 대표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경제안보특위 부위원장)은 이미 자동차 산업 대안으로 ‘미 의회와 유권자 통합 우회 외교’, ‘산자부의 산업진흥 기능 강화’, ‘전기차 미래차 개발과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벤처 특화’를 제안했다. 반도체 관련해서는 김태년 의원(경제안보특위 위원장)이 대통령 직속 국가반도체위원회 설립, 반도체산업 연구인력 개발비와 시설투자세약 공제율 10%p 상향, 세액공제 적용기한 10년 연장, 산업은행 법정자본금 10조원 상향 등을 담은 반도체법 개정안을 통해 제안한 바 있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이 맡았다. 허 의원은 민생경제회복단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추경 등의 대안을 내놓았다. 그는 “건강보험, 청년 일자리 등 민생회복,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들을 공개할 것”이라며 응급의료 취약지역 기반구축,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 발달장애인 돌봄 지원, 중증장애인 자립 생활 지원, 지역거점 공공병원 만성적자 해법, 전세사기 피해대응, 서민금융 지원체계 보완 등 추경 편성을 통한 비상해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호남몫의 주철현 의원이 최고위원 자리를 내놓자 빈 자리를 호남 의원이 아닌 경제 책사인 홍 의장을 임명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경제 위기 극복을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로 삼자는 취지의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장은 친이재명계 인사인 전 경기연구원장이었던 이 원장과 손잡고 ‘대선 공약’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