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태자 ‘동궁’의 진짜 위치 찾았다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 159(서울 강남구)에서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를 열고 신라 왕경 핵심유적에서 지난 10년간 진행된 발굴조사 성과를 총망라해 공개했다. 신라 왕경 핵심유적 14개소 중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신라 왕궁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를 의례, 기술, 공예와 예술품을 중심으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발표했다.
‘의례’에서는 월성에서 밝혀진 신라의 의례 유적과 관련 유물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신라 왕성인 월성의 성벽을 쌓을 때 50대 남녀를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희(2017년 발굴) 의식이 있었다.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축소 모형 목재 배(2019년 발굴)도 발견됐다.
또한 월성 내에서 사로국(서기전 1세기~서기 4세기 중엽) 시기의 의례 유구가 새롭게 확인됐다. 최근 추가 조사에서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가 추가로 발굴됐고 그 주변에서 수정 목걸이가 담긴 옻칠된 나무상자, 둥근고리칼, 상어 이빨, 1200여알의 콩 등이 함께 출토됐다. 특히 수정 목걸이는 실까지 함께 보존돼 있어 사로국 시기의 신라 의례문화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 이후 신라 왕경의 토목기술과 공간 구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발표된다. 기존에는 월지 서편의 대형 건물지(A건물지)를 태자의 거처인 동궁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조사 결과 월지 동편(Ⅱ-나지구)에 동궁의 존재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새롭게 확인된 동궁(Ⅱ-나지구)에서는 복도식 건물과 넓은 마당시설, 별도로 조성된 원지(정원 안의 못)가 함께 발견됐다. 기존 ‘동궁과 월지’와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인 배수 체계를 갖춘 점도 새롭게 밝혀졌다.
신라 귀족들이 사용했던 고급 유물과 놀이기구도 조명한다. 월지 주변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던 상아 주사위(2017년 발굴)와 선각단화쌍조문금박(2022년 발굴)의 출토 위치가 실제로 진짜 동궁의 북쪽 생활공간으로 확인됐다. 태자가 거주한 동궁에서 신라의 귀족 문화와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