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동이 트럼프 가문 사업의 핵심”
3년새 부동산사업 대폭 확장
쿠슈너, 작년 “가자 개발”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점령해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데에는 중동에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트럼프 가문의 이해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가문의 중동지역 사업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중동 지역은 트럼프 가문의 사업 확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짚었다.
NYT는 특히 “가자지구를 부동산 개발 지역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해 처음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쿠슈너가 지난해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이 후원한 행사에서 “가자지구의 해안가 부동산은 매우 가치가 있을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주민들을 이주시킨 다음 정리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가문은 최근 3년 동안 중동에서 부동산 거래를 가장 많이 해왔다. 럭셔리 콘도, 골프장 개발 사업 등에 ‘트럼프’라는 브랜드 사용권을 제공하고 수천만달러의 사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트럼프 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개발업체인 다르 알 아르칸(Dar Al Arkan)과 계약을 맺고 오만, 사우디, 두바이 등지에서 고급 아파트, 골프장, 호텔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다르 알 아르칸은 사우디 왕실과 긴밀하며 정부의 지원을 받아 부동산 사업을 확장해왔다.
오만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 소유 부지에서 골프장과 호텔을 짓고 있으며 개장까지 3년 이상 걸리지만 트럼프 그룹은 이미 지난 2년간 75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트럼프의 두 아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여름, 다르 알 아르칸 회장인 유세프 알 셀라쉬와 함께 현지를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트럼프 가문은 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전 이스라엘에서도 부동산 계약을 검토했고, 에릭은 전쟁이 끝난 후 사업을 재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가문의 중동 사업은 8년 전 두바이에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2017년 두바이 부동산 개발업체 다막 프로퍼티즈(DAMAC Properties)와 계약을 맺고 두바이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을 개장했다. 다막 프로퍼티즈의 후사인 사즈와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협력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사즈와니가 미국 내 데이터 센터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자랑했었다.
트럼프 가문은 또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와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LIV 골프는 마이애미 인근 트럼프 내셔널 도랄 골프장에서 올해 대회까지 4년 연속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에 골프장을 빌려주는 트럼프 가문은 상당한 임대료와 호텔 및 식당 방문객 증가에 따른 큰 수익을 올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전 선임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는 자신이 설립한 ‘어피니티 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를 통해 중동에 투자하고 있다. 어피티니는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부펀드로부터 45억달러(약 6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쿠슈너는 이스라엘의 피닉스 홀딩스(보험회사)와 슐로모 홀딩스(자동차 임대 회사)에 투자했다. 쿠슈너의 슐로모 홀딩스 사업 파트너 중 한명은 이스라엘의 유일한 전투함 건조 기업의 대주주다. 쿠슈너가 미국 무기로 무장한 군함을 가자지구 전쟁에 투입한 군수 업체 경영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