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캐피탈 투자액 33% 증가
작년 4분기 1086억달러
인공지능 분야 대규모 투자
지난해 4분기 글로벌 VC(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AI(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6일 발간한 ‘2024년 4분기 VC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VC 투자 금액은 1086억달러로 전년 동기(814억달러) 대비 272억달러(33%) 증가했다. 10분기 만에 최고치다. 특히 10억달러 이상의 메가딜 8건 중 6건이 AI 모델과 응용 솔루션, 인프라 등 AI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글로벌 VC 시장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3683억 달러를 기록했다.
VC 투자자들은 안정적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상업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투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7022건에 그쳤다.
KPMG는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대선 관련 변수가 해소되고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올해는 기업공개(IPO) 시장 회복과 함께 글로벌 VC 시장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 VC 투자를 살펴보면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면서 미국 주도의 VC 투자가 두드러졌다. 데이터·AI 기업인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100억달러), 오픈AI(OpenAI, 66억달러), xAI(60억달러), 웨이모(Waymo, 56억달러), 앤트로픽(Anthropic, 40억달러) 등 메가딜 5건 모두 미국 AI 기업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데이터센터 기업 그린스케일(GreenScale, 13억달러), 터키의 AI 마케팅 플랫폼인 인사이더(Insider, 5억달러), 핀란드의 수면 모니터링용 스마트 반지 개발사 오우라(Oura, 2억달러), 레이더 위성 이미징 기술 기업 아이스아이(Iceye, 1억6000만달러) 등 AI 인프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AI 응용 모델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VC 투자는 지난해 4분기 128억달러(1977건)로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VC 투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03억달러에서 4분기 58억달러로 급감했다. 다만 중국핵에너지전력회사(CNNP Rich Energy, 11억달러), 중국 디디추싱의 자회사 디디추싱자율주행(DiDi Autonomous Driving, 2억98만달러) 등 대체에너지,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투자가 단행됐다.
삼정KPMG 스타트업 지원센터 정도영 파트너는 “올해 1분기에도 AI가 최대 VC 투자 분야로 전망되며,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사이버 보안, 디펜스 테크,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되는 AI 솔루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파트너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출시는 AI 모델 개발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는 기존 인식을 깨트린 사례로, 국내외 스타트업의 AI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기업 및 VC의 투자 확대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