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정 성과…재집권 과제 떠안은 권영세
위기 속 비대위 출범 한 달
여당 지지율 39%로 ‘회복’
“국민 지지받는 자강 필요”
집권여당이 계엄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취임 한 달을 넘겼다. 당장 무너질 것 같던 여당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해 재집권해야하는 과제가 권 위원장에게 주어졌다는 지적이다.

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하자마자 여당 안정화에 집중했다. 권 위원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안정되고 화합해야지 제대로 된 변화나 쇄신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우선 거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당정 충돌이나 계파 갈등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다는 것. 당이 안정을 되찾자 지지율도 회복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3~5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9%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37%였다. 권 위원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셋째 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6%였다. 당 지지율이 확실히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당을 정상화시키는 데 성과를 낸 권 위원장에게는 이제 재집권의 과제가 주어졌다는 관측이다.
권 위원장은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하는 조기 대선에 대해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여권 내부에서조차 “권 위원장의 진짜 과제는 대선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인다. 여당의 강력한 쇄신과 경쟁력 있는 차기주자를 앞세워 재집권을 성사시켜야 ‘권영세 비대위’가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지금은 우리 스스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당으로 만드는, 자강이 필요한 때”라며 “평시에 국민 지지를 많이 받아야 당 정책을 지지받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지든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윤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도 요구된다.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모습으로는 중도층 표심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권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인위적인 관계 재설정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권 위원장은 7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거리 두기는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게 형식적으로 당을 나가게 한다든지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는다든지 이런 것으로 단절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을 면회한 것에 대해선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면회를 하는 게 당연하다”며 “(면회에 대해) 비판하는 분도 많이 있지만 오히려 안 가는 게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