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시 마은혁 임명?’ 끝까지 확답 피한 최상목

2025-02-07 13:00:17 게재

“헌재 결정 존중”한다면서도 “예단 못한다”

윤 대통령에게 계엄 문건 받던 순간 재차 증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 보류된 마은혁 후보자에 대한 헌재 결정이 나오면 즉각 임명하겠느냐는 질문에 끝내 확답을 하지 않았다.

6일 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 결정시 모든 국가기관은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헌재에선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행위가 위헌인지 여부를 심리중이다.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게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올 경우 이에 즉각 따를지, 즉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바로 임명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확실한 답변을 피했다. 헌재 결정시 임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최 권한대행은 “헌재에서 심리중이고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임명한다는 답변을 안 하는 이유를 캐물었지만 “(헌재) 결정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예단을 해서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문건(쪽지)을 받던 순간을 다시 한번 증언하며 “준 적 없다”던 윤 대통령 주장을 반박했다.

최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기재부 장관’이라고 부르셨다. 제 얼굴을 보시더니 저한테 참고하라는 식으로 해서 옆에 있는 누군가가 자료를 줬는데 접힌 상태의 쪽지 형태였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헌재 변론에 나와 “저는 (쪽지를)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뭐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다”고 주장했다.

최 권한대행은 그 문건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세번 접혀 있던 문건을 옆에 있던 기획재정부 차관보에게 줬고, 회의가 이어져 문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다 이튿날 새벽 1시 50분쯤 쪽지를 펼쳐봤다는 것이다. 이때도 쪽지의 첫문장만 봤다고 주장했다.

최 권한대행은 “딱 보니 계엄과 관련된 문건으로 인지했다”면서 “우리는 이것(계엄)은 무시하기로 했으니까 덮어 놓자, 무시하자고 하고 내용을 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여당 의원들은 마 후보자 추천에 대해 여야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최 권한대행의 임명보류를 지지했다. 헌재에 대해선 윤 대통령보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부터 결론 내야 한다며 형평성 논란을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청문회에 출석한 한 총리는 “(헌재 결정은) 공정하고 절차적 정당성, 그리고 상식에 맞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자신을 국회에서 탄핵 소추할 때 의결정족수가 151명인지, 200명인지에 대한 헌재의 신속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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