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8년만에 국내 최대 발전원 등극

2025-02-10 13:00:06 게재

지난해 발전비중 32.5%로 석탄 제쳐 … 세계 416기 가동, 발전비중 19.6%

원자력발전(원전)이 18년만에 국내 최대 발전원으로 등극했다. 발전비중은 32.5%로 15년만에 가장 높았다. 아울러 세계에서는 원전이 416기(32개국) 가동하고 있으며, 설비용량은 37만4634메가와트(MW), 발전비중은 1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말 전력 거래량은 54만9387기가와트시(GWh)였다. 주요 발전원별 비중을 보면 원전이 32.5%로 가장 높았고 액화천연가스(LNG, 29.8%), 석탄(29.4%), 신재생(6.9%)이 뒤를 이었다.

원전이 최대 발전원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2007~2023년 한국의 최대 발전원은 줄곧 석탄이었다. 원전 발전 비중은 2000년대 중반까지 40%대를 유지해오다 LNG와 신재생발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30%대로 내려왔다.

이후 원전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빠르게 높이는 방향의 에너지정책을 편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23.7%까지 내려갔다가 ‘탈원전 폐기’를 내건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 그 비중이 30%대로 높아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원전 발전 비중이 커진 것은 새 원전 1기가 추가 투입됐고, 전체 원전의 가동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 신한울 2호기가 새로 상업 운전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의 전체 가동 원전은 총 26기로 늘어났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이용률 역시 83.8%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원전 가동률을 높여 많은 전기를 생산했다는 얘기다. 전년과 비교하면 원전, LNG,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각각 1.0%p, 1.6%p, 0.7%p 증가했다. 반면 탄소중립 전환 차원에서 사용을 억제하려는 석탄 비중은 3.5%p 줄어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역시 화력발전에 해당하지만 석탄보다는 탄소배출이 적어 청정에너지로 구분되기도 하는 LNG 발전 비중은 지난해 29.8%로 사상 처음 석탄발전 비중을 추월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한국의 원전발전 비중은 순차적인 신규원전 투입에 따라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원전은 총 26기가 운영 중이다.

건설 막바지인 새울 3·4호기와 지난해 건설이 시작된 신한울 3·4호기까지 향후 투입되면 총 30기가 가동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수정안)에서 신규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1차 전기본 수정안에는 2038년 발전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이 각각 35.1%, 29.2%에 달한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세계에서는 416기 원전이 운영(2024년 5월말 기준)되고 있다. 운영중인 국가는 32개국이다. 평균 운전연수는 25.6년이며, 원전 발전비중은 19.6%다.

세계에서 원전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94기(9만6952MW)를 가동하고 있으며, 평균 운전연수 42.1년, 원전 발전비중 18.5%다. 계속운전(수명연장) 승인을 받은 원전은 86기, 영구정지 41기다. 30년 이상 운영한 원전은 90기, 40년 이상된 원전은 60기에 이른다.

세계에서 2번째로 원전을 많이 가동하는 국가는 프랑스로 56기(6만1370MW)며, 평균 운전연수 38.1년, 원전 발전비중은 64.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중국도 56기(5만4152MW)를 가동중이지만 프랑스보다 설비용량이 작다. 하지만 현재 25기(2만6301MW)를 건설 중이어서 조만간 2위 국가로 올라설 전망이다. 중국 원전의 평균 운전연수는 9.6년, 발전비중은 4.9%다.

우리나라는 4위 러시아(36기 운영 2만6802MW)에 이어 세계 5위다. 원전 운전연수가 가장 오래된 국가는 1기를 운영 중인 네덜란드로 50년이 됐으며, 40년 이상인 국가는 스위스(47.3년) 벨기에(44.2년) 아르메니아(43.5년) 미국(42.1년) 스웨덴(41년) 캐나다(40년) 등이다.

원전 발전비중이 40% 이상인 국가는 프랑스를 비롯 슬로바키아(61.3%) 우크라이나(49.6%) 헝가리(48.8%) 핀란드(42%) 벨기에(41.2%) 불가리아(40.5%) 체코(40%) 등 8개국이다.

현재 건설중인 원전은 59기(6만1637MW), 영구정지 210기(10만6020MW)로 조사됐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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