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 보장’보다 의대 진학 선택

2025-02-10 13:00:34 게재

종로학원, 2024학년도 계약학과 정시 모집 분석

138명 등록 포기 … 모집 정원 77명 대비 179.2%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들에서 정원의 1.8배에 달하는 인원이 합격 후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생들은 의약학계열 등 상위권 학과에 중복 합격해 이탈한 것으로 보이며, 올해는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성균관대·연세대), 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고려대·한양대·서강대) 등 5개 대학의 정시 합격자 미등록 최종 현황(일반전형기준)을 분석한 결과, 총 77명 모집에 138명이 최종 추가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포기율은 179.2%로 총모집인원의 2배에 가까운 합격생이 이탈한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가 개설된 곳은 카이스트, 디지스트, 지스트, 유니스트도 있는데 정시 경쟁률과 추가 합격을 공개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됐다.

기업별로 보면 SK하이닉스 계약학과는 30명 모집에 60명이 추가 합격해 등록포기율이 200%에 달했다. 특히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정시 모집인원(10명)의 3.6배인 36명이 등록을 포기해 이탈률이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 계약학과는 47명 모집에 78명이 추가 합격했다.

올해 정시모집은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는 13~19일까지 진행된다.

2025학년도 정시 경쟁률은 SK하이닉스 계약학과가 9.79대 1, 삼성전자 계약학과는 5.86대 1이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현장 맞춤형 인재 교육을 실시한다. 이들 학과의 학생은 졸업 후 해당 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다.

종로학원은 올해도 계약학과 합격생 상당수는 지난해처럼 의약학계열 등 다른 곳에 중복 합격해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로학원은 “등록 포기 인원 중 상당수는 의약학계열 또는 서울대 이공계 학과 중복합격으로 인한 이탈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특히 의대 입학정원 확대와 맞물려 기업의 경기 상황도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어 현재로선 이탈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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