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탄핵정국 존재감 과시?
동대구역 탄핵반대집회 참가
조기대선 대비 몸집 불리기
대표적인 ‘친윤’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꼽히는 이철우 경북지사가 최근 탄핵심판 정국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지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개헌만이 정답’이라는 소신을 언급하며 발언을 자제해왔으나 지난 8일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동대구역 광장 집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연단에도 올랐다.
동대구역 탄핵반대 집회를 앞두고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대구경북이 보수의 본산이라면, 이철우 지사가 그 중심에서 함께해야 한다”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는 보수기독교단체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집회의 연단에 올라 “시원하게 연설하고 싶지만 도지사는 연설을 못한다”며 애국가 1절을 불렀다.
그는 또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나왔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몸을 사려서는 안되고 나라를 위해서 불구덩이에도 뛰어들고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도 했다.
그는 집회 참석 후에도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공수처, 헌법재판소, 사법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어겼다며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서 “애국가 불렀다고 고발한다고? 민주당 자신 있으면 해보라”며 “2016년 10월 29일 이재명 성남시장 청계광장 촛불집회 참석 박근혜 대통령 퇴진 주장”으로 맞받았다.
이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조기대선 국면에 몸집을 키워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대표적인 ‘친윤 정치인으로 불리는 이 지사에게 윤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선포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그러나 이 지사는 충격적인 계엄선포와 국회의 탄핵안 의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한 정치적 언행은 피했다. 평소 윤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로 보면 ‘너무 미지근하다’거나 ‘몸을 사린다는 지적도 받았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이 지사의 행보에 대해 “헌법을 유린한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고 동조세력을 등에 업고 혹시 모를 조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