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환자 하루 6400명…진료비 5.8조
70세 이상 추락사망률 3.2배 늘어
2022년 손상으로 진료 입원한 환자가 288만명이 이르고 건강보험적용 진료비가 5조8000억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망자는 2만6688명에 이르러 손상예방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상은 각종 사고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 건강상 문제를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제14차 국가손상종합통계를 11일 발간했다. 이번 통계를 보면 손상으로 외래진료나 입원 등을 경험한 사람은 연 약 288만명이었다. 구급차로 이송된 손상환자는 59만명이다.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연 2만6688명이 손상으로 사망했다. 코로나 유행기에 손상 발생 및 사망이 감소하였으나 2022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하루 동안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3581명, 입원한 손상환자는 2844명이었다.
국민건강보험통계에 의하면 손상으로 인한 진료비는 2022년 5조800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이송 환자 대비 진료비 지출이 높아 손상이 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아동·청소년기에는 아동 1000명 중 4명이 아동학대를 경험했다. 아동학대 행위자는 100명 중 83명이 부모였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손상은 학생 100명 중 1.8명이 경험했다. 학생 1000명 중 4.3명이 신체적 학교폭력을 경험했다. 집단따돌림은 3.9명이 경험했다.
20대에 1만명 중 11.0명이 폭력·타살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40대에서는 자해·자살로 5.3명이 응급실을 방문했다. 외부활동이 활발한 30대에서는 1000명 중 7.7명이 도로교통사고 손상을 입었다. 청장년 직업손상의 경우 50대 취업인구 1만명 중 43.9명이 산업재해를 경험했다. 60대 농업인구 1000명 중 28.3명이 손상을 경험했다. 7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3.9명이 추락으로 입원했다. 1만명 중 4.6명이 자해·자살로 사망했다. 손상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우리나라가 34.5명으로 OECD 평균 34.7명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해·자살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19.9명으로 OECD 평균인 11.7명에 비해 1.7배 높아 OECD 38개 국가 중 1위다. 우리나라 자해·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해·자살 현황을 살펴보면, 10~49세에서 손상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70% 이상은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이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중독으로 인한 자해·자살의 시도가 69.4%로 가장 높았다. 주요 중독물질은 치료약물이 80.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손상기전별로 살펴보면 추락 및 낙상으로 인한 사망은 2012년 2104명에서 2022년 2702명으로 28.4%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0~9세(1783건)와 70세 이상(1720건)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가 많았다. 특히 7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다른 연령대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사망률은 3.2배 증가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추락과 낙상의 중증도,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어 추락 낙상에 의한 영유아와 고령 환자의 중증손상 예방전략이 필요함을 확인했다.
70세 이상 연령군에서는 추락으로 인한 중증외상 발생 시, 사망률이 7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의 고령화와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한 중증외상 예방전략이 필요하다.
노영선 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중앙지원단장(서울대병원 교수)는 “지난 10년간 손상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상은 젊은 연령층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손상을 예방하고 손상 발생 후 사망-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기술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손상 예방 수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