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형제측’ 이사 2명 사임
‘4인 연합’ 약품·사이언스 경영권 장악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사 2명이 사임하면서 1년여간 지속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4인 연합측’ 승리로 종료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0일 사봉관 사외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자진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기타비상무이사인 권규찬 이사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져 등기이사 수는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사임한 두 이사는 형제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기존 ‘4인 연합’ 5명대 ‘형제측’ 5명으로 팽팽했던 이사회 구도는 5대 3으로 재편됐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사망한 후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측’이 상속세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지난해 초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형제측이 이에 반대하자 모녀측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등과 4인 연합을 결성해 대립해왔다.
당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4인 연합측 6명, 형제측 4명으로 이사회가 짜여지면서 4인 연합측이 우위를 유지했다.
이에 형제측은 4인 연합측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회장(기타비상무이사) 등을 해임하고 형제측 사내이사 2명을 이사회에 진입시켜 경영권을 확보하려했지만 지분 싸움에서 밀려 실패했다. 그럼에도 경영권 갈등은 지속돼왔다. 한미약품 주총 직전인 지난해 11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구도가 5대5로 유지되면서 어느 쪽도 완승하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 임 사내이사가 4인 연합에 자신의 지분 일부를 매도하면서 승부는 4인 연합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임 사내이사는 지난해말 자신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3%를 신 회장이 보유한 한양정밀에, 2%는 라데팡스파트너스에 넘겼다. 이에 따라 4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과반이 넘는 54.42%를 확보했다.
여기에 한미약품에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도 4인 연합이 장악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형제측 이사들 사임에 대해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 번째 발걸음”이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홍·김규철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