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주식 매각
2745억원어치 대량매매
삼성생명·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2745억원에 매각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425만2305주(전체 발행주식수 0.07%, 2337억원)를 거래소 개장 전 대량매매(블록딜)로 팔았다. 삼성화재도 같은 방식으로 74만3104주(0.01%)를 408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10일 종가기준 2777억원을 밑도는 액수다. 블록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적어 할인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지난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생명 등의 주식매각이 예고됐다. 현재 금산법은 특정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가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10조원 중 3조원을 소각하는 시점은 오는 17일이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0%를 초과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주식 매각에 나섰고 지분율은 9.92%(삼성생명 8.44%, 삼성화재 1.48%)로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7조원 자사주를 오는 11월까지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 조정이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이 이뤄진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0시 5분을 기준으로 전날 종가보다 1.44% 떨어진 5만4900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힘이 빠진 모습이다. 이에 반해 삼성생명은 0.11% 오른 8만9200원, 삼성화재는 0.54% 오른 36만9500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7년 40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한 바 있다. 이듬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0.42%를 1조3165억원에 팔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한 바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