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감시·견제’ 금융권 사외이사 역량 키운다
금감원·금융연수원 협업 …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가동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거수기’라는 오명을 받아온 금융권 사외이사들이 앞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1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이준수 금융연수원장은 사외이사 역량 강화를 통한 이사회 의사결정 전반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5대 금융지주(KB, 우리, 하나,NH, 신한) 회장도 참석했다.

금융연수원은 협약에 따라 사외이사의 경력 및 연차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금융회사 차원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도 하고 금융연수원도 지난해 프로그램을 개설했지만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평가할 때 지적하는 사안 중 하나도 체계적인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연수원은 이달말 예비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금융회사 및 이사회 구성·역할에 대한 이해 및 역할 적응을 지원하는 기본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상은 사외이사 선임 희망자, 금융회사 사외이사 후보군 등이다.
4월말에는 신임 사외이사를 위한 실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외이사로서 알아야 할 이사회 운영 절차와 지배구조법·리스크 관리 등 필수 지식 습득이 목적이다.
재임(연임) 이사 대상 프로그램은 수시로 실시된다. 재임 이사들에 대해서는 주요 금융사고 사례와 금융감독 정책 방향 등 임기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점검해야 할 주요 이슈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사회의 전문성 함양은 단순히 사외이사 개인의 역량개발을 넘어 금융회사 차원의 균형감 있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이루는데 중요한 토대가 되어줄 것”이라며 “이사회의 전략적 통찰과 전문성을 제고해 지배구조 선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뜻깊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수 금융연수원장은 “사외이사 대상 연수 프로그램이 전면 개편된 만큼 업무수행 과정에서 그 성과를 체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사외이사 양성을 위한 지원규모 확대와 교육 제공자와 수요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