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윤 메시지 들고 조문한 대통령실

2025-02-13 13:00:35 게재

정진석 비서실장, 김하늘양 빈소 찾아

윤 “실장이 가는 게 좋겠다” 옥중 당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따로 조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고 김하늘 양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조문하는 최상목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12일 건양대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정 실장이 빈소에서 유가족을 만나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실장은 “가슴 아프게 생을 달리한 어린 학생의 명복을 빌고 피해자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는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조문하는 정진석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건양대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앞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아야 할 학교에서 이런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 것이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며 “비서실장이 가서 가족분들을 위로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 대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좌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윤 대통령의 옥중 당부 겸 지시를 따른 셈이 됐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이날 따로 하늘양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정부 내에선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실에 따로 알리지 않고 헌법재판관 2명 임명을 했던 시점부터 이미 관계가 어그러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을 때까지만 해도 대통령비서실이 보고도 하고 윤 대통령 보좌하듯 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최 권한대행으로 내려온 후로는 사실상 손을 놨다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 전에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전파하는 입장문을 꾸준히 내왔다. 지난 7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시추 탐사 결과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밝히자 이를 반박하는 긴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잠정 결과는 대왕고래에 대한 단정적 결론이 아니며 나머지 6개 유망 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도 해봐야 하기 때문에 동해 심해가스전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일반적으로 첫 번째 탐사 시추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금번 동해 심해가스전도 발표 당시 적어도 5번의 탐사계획을 밝혔고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해서 탐사시추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전체를 아울러야 할 대통령비서실이 ‘윤석열표’ 정책으로 알려진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적극 엄호하다 보니 사실상 정부를 공격하는 꼴이 된 셈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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