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제물포 영종 검단 다음은?

2025-02-14 13:00:03 게재

인천서구 새이름 후보 발표

방위식 자치구명 모두 교체

인천 서구가 내년 7월부터 사용할 새 이름을 짓는다. 서구가 이름을 바꾸면 방위식 이름을 사용하던 인천 자치구가 모두 새 이름을 갖게 된다.

인천 서구는 구 명칭변경추진위원회를 열고 경명구 서곶구 서해구 청라구 등 4가지 명칭을 후보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경명구는 고려시대 한양으로 가는 주요 교통로인 경명현에서 착안했고, 서곶구는 서쪽으로 길게 뻗은 해안이라는 의미의 옛 지명을 반영했다. 또 서해구는 해양도시 인천의 지리적 정체성을 담았으며, 청라구는 청라국제도시의 높은 인지도와 상징성을 고려했다.

서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구 주민 2000명을 대상으로 ‘구 명칭 선호도 여론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2차 명칭변경추진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안을 선정한 뒤 인천시에 명칭 변경을 건의할 계획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한 명칭 공모에는 총 6327명이 참여해 1364개의 명칭을 제안했다. 서구는 역사·지리적 부합성과 지역 정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원 13명 중 과반의 찬성을 얻은 명칭 4개를 선정했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 여론조사 후보안을 결정했다”며 “새 이름이 확정될 때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서구가 이름을 변경하면 인천에서는 더 이상 방위식 자치구 이름이 남지 않게 된다. 2015년 말부터 인천시가 자치구들과 함께 추진해온 명칭 변경 작업이 행정체제 개편을 계기로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은 지난해 1월 ‘인천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중구와 동구가 영종도 중심의 ‘영종구’와 중구·동구 내륙지역의 ‘제물포구’로 개편된다. 또 인구가 63만5000명을 넘어선 서구는 검단지역을 분리해 ‘검단구’를 신설하고, 나머지 지역은 그대로 서구로 남는다. 이는 서구가 새 이름을 짓기로 한 계기가 됐다.

인천의 방위식 자치구 명칭 변경은 2015년 처음 제안됐고, 2018년 남구가 ‘미추홀구’로 이름을 바꾸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방위식 명칭 변경은 일제 잔재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인천에선 방위식 개념을 도입한 남구·동구·중구·서구의 명칭이 현재 방위에 맞지 않는데다 방위에 따른 명칭은 일제 잔재이며 지역 정체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한편 다른 특·광역시에는 여전히 방위식 자치구 이름이 남아있다. 대전은 동·서·중구가 광주는 동·서·남·북구가 울산은 동·남·북·중구가 남아있다. 대구와 부산은 동·서·남·북·중구가 모두 있다. 서울에도 중구가 방위식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