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층 '청년’, 이념보다 정서가 지지 기준

2025-02-14 13:00:24 게재

빠른 고령화에 진보진영은 청년 표심 절실

2030세대 투표 비중 24.5%로 높아져

14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진영대결로 펼쳐질 조기 대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이 중도층과 2030 청년층 표심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2030세대는 이념지향으로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청년 시정체험 아르바이트' 250여 명과 특강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진보진영은 발등에 불이다. 붙박이 진보진영으로 인식됐던 2030세대 중에서 남성들이 보수진영쪽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이제는 ‘진보진영은 여성, 보수진영은 남성’ 구도가 만들어졌다. 다만 2030세대엔 중도층, 무당층이 많다. 언제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무주공산에 가깝다. 제대로 공략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2030세대가 조기대선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의 핵심은 인구구조와 연결돼 있다. 2030세대의 유권자, 투표자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로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2030유권자를 잡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2017년 대선, 2022년 대선에 이어 2024년 총선에서 나타난 유권자와 투표자 비중 추이를 보면 2030세대 표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의 투표자 비중은 ‘진보 성향’이 강한 4050세대가 42.8%, 보수쪽 지지 경향이 강한 60세 이상이 26.1%였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38.2%, 32.4%로 4050세대와 60세이상의 투표자 비중 격차가 크게 줄었다. 그러고는 2024년 총선에서는 37.4%, 38.5%로 역전됐다.(방송 3사 출구조사)

빨라진 고령화는 유권자 지형을 보수진영에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투표율이 높다. 투표자 지형 역시 보수진영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게다가 그 기울기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진보진영이 ‘2030세대’를 지지층으로 끌고 와야 하는 유인이 더 강한 이유다. 2030세대가 지난해 총선 투표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22.8%, 18~19세까지 합하면 24.5%다.

민주화운동을 거친 이후 고정됐던 2030세대의 진보성향이 MZ세대를 거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2012년 대선과 2022년 대선에서의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을 연령과 성별로 구분해 분석하면 20대(18~29세)와 30대의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하락했다. 다만 남성들은 진보진영을 대거 이탈해 국민의힘 지지쪽으로 이동하는 역전현상을 보였고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이탈, 국민의힘 진입’ 비중이 적어 남녀로만 구분할 경우엔 ‘여성은 진보, 남성은 보수’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변화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문가들은 백가쟁명식 분석을 쏟아냈다. 2가지 측면의 분석이 필요하다. 청년 전체의 민주당 이탈 이유와 그 중에서도 이대남(20대 남성) 등 청년 남성층의 이탈이 더욱 가팔랐던 이유다. 이는 사회적 현상과 함께 민주당의 안일한 대응과 맞닿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청년세대의 민주당 지지 이탈은 반민주당 정서가 만든 결과물”이라며 “2012년 20대가 10년이 지나 30대가 된 MZ세대들이 대학 졸업하고 남성들은 군대를 다녀와 암울한 현실에 맞닥뜨렸지만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등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박준규·박소원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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