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길원옥 할머니 97세로 별세

2025-02-17 13:00:18 게재

여성운동가로 피해자 지원

정부 등록 생존자는 7명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여성운동가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1928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자란 길 여성운동가는 13살이던 1940년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만주 위안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1년 뒤 병을 얻어 고향에 돌아왔지만 가난한 집안 살림을 도우려 1942년 또 중국으로 갔다가 위안소에 끌려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16일 별세. 연합뉴스

여성가족부는 16일 길 할머니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셨던 분”이라며 “또 한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게 되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길 여성운동가는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등과 일본 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자신들과 같이 고통받는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기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뜻은 콩고 우간다 베트남 등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과 아동들을 지원하며 연대하는 ‘나비기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14년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실을 찾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전세계 150만명의 서명을 전달했다.

길 여성운동가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7명으로 줄었다. △90~95살이 2명 △96살 이상이 5명이다. 평균 연령이 95.7살이다.

길 여성운동가의 빈소는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9시30분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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