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호텔화재 발화지점 ‘피티룸’
노동자 6명 사망
안전불감증 원인
6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호텔 화재사고는 B동 1층 피티룸에서 최초 발화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소방과 경찰은 16일 합동 감식 후 불이 시작된 곳을 반얀트리호텔 B동 1층 피티룸(배관 관리 및 유지·보수 공간)으로 지목했다. 이곳에서 난 불이 단열재를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1층 실내 수영장에 있던 근로자 6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관계 당국은 개장이 임박한 상황에서 작업 속도를 서두르며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조사 중이다.
반얀트리호텔은 지난해 12월 19일 기장군으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았고 오는 5월 개장을 앞두며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공사현장에는 약 40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800여명이 있었다.
한 유족은 “자재가 평소에도 입구에 엄청 쌓여 출입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하더라”며 “개장을 앞두고 공사를 매우 서둘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한 공사 작업자 이야기로 인테리어 공사 3개월간 화재대피훈련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화재로 1층 내부 적재물에 순식간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과 연기가 발생, 작업자들의 탈출을 어렵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1층이지만 지상 높이는 3층과 비슷한데다 긴 복도식 구조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홍문식 기장소방서장은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내부는 검은 연기로 덮여 있었고 6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용접불티가 발화원인으로 제기된다. 경찰은 “피티룸 인근에서 배관을 절단하고 용접하는 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용접불티가 화재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16일 현장합동감식에 들어갔다. 17일에는 희생자 6명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지난 14일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복합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오전 10시 51분쯤 발생해 오후 6시 53분 완진됐다. 화재는 B동 1층에서 시작해 로비동 전체와 C동 일부를 태웠다. 화재로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