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맞선 5.18광장 지켜낸 광주

2025-02-17 13:00:22 게재

보수단체 탄핵반대집회 맞서

강기정·김영록 탄핵집회 참여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15일 계엄 옹호세력으로부터 5.18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지켜내는 집회에 시·도민과 함께 참여해 탄핵을 촉구했다. 양 단체장은 이날 집회에서 “내란 옹호세력이 민주화 성지 광주에 총집결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금남로 가득 채운 탄핵 반대파 지난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1시 광주 금남로에선 보수 성향 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계엄군에 맞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5.18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광주시 등의 불허 입장에 따라 금남로에서 열렸다. 서울 대구 등에서 버스 수십대를 대절해 집결한 집회 참석자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은 ‘계엄령은 합법’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손푯말과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하는 시민들 지난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광주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이에 맞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열어 온 광주비상행동은 같은 날 오후 5시 5.18민주광장에서 비상계엄 옹호세력으로부터 광주를 지켜내자며 시민궐기 대회를 열었다. 집회에 앞서 광주비상행동 등은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전두환 쿠데타 세력에 맞서 수많은 광주시민이 피를 흘린 곳이라며 집회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광주를 지켜내자’는 소식이 전해졌고, 시민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탄핵”을 촉구했다.

이날 탄핵 찬반 집회는 불과 50m 사이를 두고 열렸다. 탄핵을 반대한 일부 참석자들이 5.18 사적지 표지석을 짓밟거나 북한군 개입을 주장했지만 경찰의 차벽 설치와 광주시민의 차분한 대응으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집회에 참여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SNS를 통해 “내란을 옹호하는 자들에게 ‘우리들의 광장’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질서 있고 성숙한 대응을 해주신 시민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날 집회에 앞서 지난 13일 ‘반헌법 극우세력의 내란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해 온 김영록 전남지사도 집회에 참여했다. 김 지사는 이날 “광주·전남 피의 희생으로 일궈낸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시·도민의 정의로운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4일 SNS를 통해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광장 탄핵 촉구 집회에 전남도민과 함께 참가한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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