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 마무리되나
1대 주주 예림당, 2대 주주 대명소노와 매각협상 … 가격·대상이 여전히 변수
경영권 분쟁 중인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이 지분을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각이 성사되면 티웨이항공 경영권은 대명소노가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양측의 거래가 성사되려면 인수 가격과 대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결과를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명부 열람·등사, 의안 상정 가처분 취하서를 전날 대구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측으로부터 주주 명부 열람·등사와 의안 상정과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예림당과 대명소노그룹이 지분 매각 조건과 가격에 대한 협상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분 1.72%와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예림당 39.3%·나성훈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3명 5.27%)를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실제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대명소노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무혈 입성한다. 현 이사회 구성원 7인 중 정홍근 대표이사 등 4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대명소노는 이사 9인을 추천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 정관에 따른 이사회 정원은 최대 12명이다.
대명소노가 추천한 이사 9인은 서준혁 회장 등 기타 비상무이사 4명, 항공사 경력을 가진 사내이사 3명, 법률과 회계 전문가인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와 염용표 율촌 경영담당 대표변호사 등이다.

◆“협상은 사실, 최종 결정은 아직” = 이런 가운데 티웨이항공은 지분 매각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날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인 예림당이 대명소노와 경영권 매각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예림당과 대명소노간 협상 과정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와 예림당은 지난해부터 티웨이항공 지분을 거래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오고 있다. 인수가격과 인수 대상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로 한때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협상에서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분이 아닌 티웨이홀딩스 지분 매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지배구조는 ‘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진다.
대명소노가 예림당의 티웨이홀딩스 지분을 인수하면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추가 확보하는 구조다. 여기에 예림당이 직접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1.72%도 인수할 수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명소노는 기존 보유지분(26.77%)에 29.74%를 추가해 1대 지주(56.51%)가 된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을 팔면 매각 대금을 배당 등의 방식으로 예림당에 가져올 때 다른 주주에게도 성과를 나눠줘야 한다. 다른 주주에게 분배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티웨이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인수를 희망했다. 티웨이홀딩스 지분을 인수할 경우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이 모두 상장사인 만큼 지배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림당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자 대명소노가 결국 이를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 가격이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 주가와 무관하게 티웨이항공 지분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하길 원했다. 하지만 대명소노가 예림당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면서 협상이 중단했다. 인수 이후 대명소노그룹 전체의 회계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는 이후 지분 인수 대신 정기 주주총회에서 명분 싸움을 벌여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가져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협상 수싸움’ 결과에 주목 =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에서도 이런 문제가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대명소노의 경우,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한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예림당은 저가에 지분을 넘겨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쩐의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물밑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협상이 결렬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전에 돌입하면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대명소노측이 예림당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면서 “대명소노가 공개매수나 장내매수 등에 나설 경우 예림당의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예림당이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면 지분 경쟁이 가능해 이번 협상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해 통합한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아 지난해부터 운항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출범부터 저비용항공사(LCC)와 풀서비스항공사(FSC)의 특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며 장거리 국제선을 가동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