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위층에서 ‘청년사장님’ 꿈 키운다
유휴공간 발굴, 보증금 없는 공유사무실로
예비창업가 부담 덜고 세대간 화합·소통도
이승하·한재문 ‘로드앤플랜’ 공동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창업을 준비한 끝에 이달 들어 공식적으로 ‘사장님’이 됐다. 기업 직원이나 대학생 대상 단체여행과 워크숍 등을 지원하는 회사인데 벌써 1호 고객도 확보했다. 두 공동대표는 “월 5만원만 내면 관리비도 없이 별도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다”며 “갓 시작한 단계에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입을 모았다. 화양동 화양장수경로당 2층 내 공유사무실이 그들의 회사다.
◆화양·중곡동에 ‘청년창업이룸터’ =
19일 서울 광진구에 따르면 올해 대표적인 역점 사업 중 하나는 ‘청년 창업’이다. 광진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19~39세 주민이 세번째로 많고 건국대 세종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다. 지역 특성상 청년정책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데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예비창업가들을 위해 전용 공간부터 마련했다. 지난달 화양동과 중곡동에 문을 연 ‘청년창업이룸터’다.
청년들의 이룸과 일굼을 지원하는 두 공간은 구에서 직영하는 공공형 공유사무실이다. 각각 화양장수경로당과 중곡4동경로당 내 유휴공간을 활용했다. 중곡4동에는 2인실 두개와 1인실 한개가 있고 화양동은 2인실과 1인실 각 두개에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는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회의실을 비롯해 냉장고 정수기 전자레인지 등을 구비한 휴게실과 사무기기를 비치한 공간, 택배함은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한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인 만큼 이용료부터 ‘착하다’. 1인실은 월 2만원, 2인실은 5만원으로 시중 공유사무실보다 20만~30만원 저렴하다. 여기에 더해 보증금은 물론 관리비나 공공요금도 없다. 청년들 스스로 창업이룸터를 가꿔갈 수 있도록 도리어 공간관리수당을 준다. 호실별로 돌아가면서 관리를 맡는데 월 20만원씩 받는다. 사실상 이용료 부담마저 없는 셈이다.
지난달 청년 10명이 두 공간에 둥지를 틀었다. 버려지는 꽃으로 실내장식용 소품이나 문구류를 만들거나 인도 전통염색 방법으로 제작한 원단으로 수제 소품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업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다. 구는 ‘서울청년센터 광진’과 연계해 창업 과정 등에서 우선권을 주는 등 원할한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중곡동은 경로당과 창업이룸터가 연결돼 있고 화양동은 분리돼 있지만 구는 노년층과 청년층이 공존하면서 세대간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들도 같은 마음이다. 박덕출 화양장수경로당 총무는 “여름에 공사를 하느라 소음이 심했는데 젊은이들 잘되라고 하는 일이라 다들 감수했다”며 “우리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경로당은 청년들이 사용하는 택배함을 비치하도록 1층 현관 한쪽도 내줬다. 로드앤플랜의 두 공동대표 역시 장기적으로 경로당 이용자나 통·반장 등 주민들을 위한 상품을 구상하는 한편 광진구와 협업해 지역 매력을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전통시장 빈 점포는 청년 상인에 = 예비창업가를 위해 사무공간을 지원한다면 청년 상인에는 점포를 내준다. 중곡동 신성전통시장과 중곡제일골목시장 상인들이 빈 점포 5곳에서 청년들이 사업을 해볼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구는 보증금 전액과 임차료 50%에 중개수수료까지 지원한다. 관련 기관과 연계한 소상공인 자문상담, 제대로 자리잡기까지 모니터링도 예정하고 있다.
창업을 했거나 준비하는 청년 중 무주택자라면 ‘도전숙’을 눈여겨볼 만하다. 구는 지난 2019년 중곡1동에 원룸 16호와 공동체공간 1실을 갖춘 전용주택을 개소했다. 1인 청년창업인에게 월 임대료 16만6000원부터 37만5000원에 공급 중이다. 다만 서울시 거주 무주택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70% 이하여야 한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과 상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이자 성공의 문을 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청년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통합신청사 5월 선봰다
서울 광진구 주민들이 오는 5월이면 자양2동 통합신청사에서 미래기술을 체험하고 다양한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광진구는 지난 2020년 12월 착공한 신청사 건립공사를 마무리한 뒤 4월까지 이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하 7층부터 지상 18층에 이르는 연면적 3만7238㎡ 신청사 가운데 주민들이 우선 이용할 시설은 2층 통합민원실이다. 여권 교통 세무 지적 주택 분야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1층 로비는 북카페와 어린이공간(키즈존)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지하2층은 미래기술체험관으로 꾸며 주민들이 첨단기술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광진구는 이와 함께 올해 공영주차장 확충에 주력한다. 자양동 50플러스 동부캠퍼스 공영주차장이 대표적이다. 지하 1~3층에 차량 164대를 주차할 수 있다. 구는 또 자양4동 전통시장에 오는 4월까지 170면을 갖춘 주차장을 준공하고 중곡4동 긴고랑길에는 저층주거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89면 규모 시설을 내년 6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