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협의 장으로 나와 대화 나서라”
고려아연 노동조합 호소문 “M&A에는 결사 저항할 것”
MBK-영풍과 고려아연 경영진 사이 적대적 M&A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MBK-영풍에 반대하는 호소문을 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20일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MBK·영풍측은 끊임없이 고려아연을 비방하고 공격하면서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데 집중했다”며 “회장 개인의 회사로 매도하거나, 사금고 운운하는 등 온갖 거친 언사로 고려아연 임직원 전체의 명예와 일터의 자긍심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이날 호소문에서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가 근거 없는 낭설, 허위 주장을 늘어놓으며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동안 온산제련소에서 구슬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은 날마다 근심과 걱정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MBK와 영풍이 적대적 M&A의 야욕을 버리지 않을 경우, 일자리 해고 등 고용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조합은 “고려아연은 우리 노동자와 경영진이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갈등을 빚으면서도 회사 성장과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도약시켰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추로서 거듭났다”며 “이는 110만 울산시민 지지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요즘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소문은 “고려아연 노동자들과 경영진이 ‘100분기 연속 흑자’라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동안 영풍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600억원을 기록하며 실패한 기업임이 입증됐는데도 고려아연의 재무를 개선하겠다는 감언이설을 어떤 노동자가 믿을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마지막으로 MBK-영풍에게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과 노동자들 명예를 더는 실추시키지 말고 협의의 장으로 나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주의 일원으로 진지한 대화에 나서달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야욕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적대적 M&A를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 저항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