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안철수’ 네 번째 도전 … 이번에는 성공할까

2025-02-24 13:00:33 게재

“시대교체·시대전환 완수”

국정경험 성실하게 쌓아와

비주류·낮은 지지율 ‘약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극심한 정쟁과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가야 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이후 중단됐던 근본적 사회개혁,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며 “정치인이 국민을 섬기는, 봉사하는 정치로 다시 돌아가는 혁명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견하는 안철수 의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안 의원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2년 대선에 무소속 출마해 ‘안철수 현상’이라는 신드롬까지 일으켰지만 중도사퇴했다. 2017년에는 완주했지만 3위(21.4%)에 그쳤다. 2022년 대선에서는 막판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하면서 불출마했다. 안 의원은 내심 이번을 ‘마지막 도전’으로 삼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네 번째 도전은 과거보다 더 어려운 조건으로 보인다. 여당 소속으로는 첫 도전이지만, ‘탄핵 정당’의 오명을 쓰기 직전이다. 당내에서는 철저히 비주류로 내몰렸다. 윤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 출범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뒤에는 권력으로부터 완벽하게 ‘팽’ 당했다. 이후 당론과 달리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탄핵안’에 잇따라 찬성표를 던지면서 소신을 지켰지만, 당내 고립감은 커져만 갔다. 경선에서 홀로 뛰어야 할 처지로 보인다. 차기주자 지지율도 과거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1~2%에 그친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국정 준비는 많이 됐다”고 자평한다. 안 의원은 지난 1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번에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못 만든다.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일을 시작해야 된다. 저는 이미 그 일을 해 본 사람이기 때문에 인수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안 의원은 “제가 (국민의힘) 인공지능특별위원장이다. 그래서 미래먹거리 만들고, 청년일자리 만들고 그 일을 지금 국회에서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다음에 제가 소속된 곳이 외교통일상임위이다. 그걸 통해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 안심을 시키고, 경제협력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게 제가 맡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와 외교 등 국정 핵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얘기다. 안 의원은 2023년 7~8월에는 여름휴가를 대신한 잇단 방미(내일신문 2023년 8월 18일자 ‘정쟁 아랑곳없이…국정 예습 열심인 안철수’ 기사 참조)를 통해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외교·안보 구상을 가다듬었다. 안 의원은 여야 의원들과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영국과 스위스를 찾는다. 안 의원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또한 우리 자유 민주주의의 건재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앞선 대선보다 ‘국정 준비’는 많이 됐지만, 출마 여건은 어느 때보다 열악한 안 의원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면서 대권 고지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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