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메이저 카길, 해양에너지 진출

2025-02-24 13:00:03 게재

카길해운 선박 700척 운영

풍력추진선 운항 성공

하림팬오션 탈탄소 전환 중

글로벌 곡물 기업 카길이 해양에너지사업에 진출한다. 탄소연료에서 탈탄소연료로 대규모 전환을 앞둔 선박연료공급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카길이 곡물운송을 위해 운영하는 선박 700척이 기반이다.

카길은 20일(현지시각) 자사 해운사업부와 세계적인 해운기업 BW그룹의 탱커(유조선) 부문 계열사 하프니아와 합작 투자로 시스케일에너지를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카길 해운사업부는 2023년 기준 700척 규모 선박을, 하프니아는 200척 규모 선박을 운영한다. BW그룹은 450척 규모다.

시스케일에너지는 카길이 지금까지 운영해 온 선박급유(벙커링) 사업 ‘퓨어 마린 퓨얼스’와 하프니아의 ‘벙커 얼라이언스’를 결합했다.

카길은 두 회사의 벙커 구매량을 통합해 가격경쟁력과 협상력을 강화하고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춤형 솔루션(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길은 또 더 확장된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를 제공해 전 세계 선사에게 고품질 연료를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만은 선박에 안정적으로 급유할 수 있는 기반이다.

카길에 따르면 시스케일에너지는 초기에는 연간 750만톤의 연료를 공급할 예정으로 규제 승인을 마친 후 올해 2분기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얀 딜레만 카길 해운사업부 사장은 “우리의 비전은 해운업의 에너지 전환을 주도해 탈탄소화와 관련된 업계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해상운송 연료 공급 분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카길 해운사업부는 해상운송에서 탈탄소 전환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카길은 지난해 3월 8만톤급 벌크선 ‘픽시스오션’(Pyxis Ocean)이 풍력을 활용해 하루 평균 3톤의 선박연료 사용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카길은 “운항 전 예측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카길이 용선한 이 선박은 두 개의 거대한 강철 및 복합 유리 ‘돛’을 설치한 후 2023년 8월 출항해 6개월 동안 인도양 태평양 북대서양 남대서양을 항해하고 남미 최남난 케이프혼과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통과했다.

이 선박은 각각 37.5m 높이의 윈드윙(WindWings) 두 개를 설치했다. 설계사 바(BAR)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이 윈드윙은 선박의 연료 사용량을 5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

국내 최대 곡물해상운송기업인 하림그룹 팬오션도 탈탄소 전환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곡물(전체 매출의 12%)을 포함 대부분 건화물을 운송하는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290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팬오션의 ‘2024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2022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총 배출량 10.4% 감축(원단위 배출량 15.2%↓)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팬오션은 바이오연료 등 탄소배출 저감 연료를 사용하면서 2027년 즈음 탄소배출 제로 선박1호를 도입할 계획이다. 2030년부터 탄소배출 제로 선박을 본격 도입하면서 탄소배출 선박을 처분, 2050년까지 완료할 로드맵을 밝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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