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에 격해진 대학가 탄핵 찬반 집회
대학들, 경찰 투입 요청 검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집회가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던 대학 캠퍼스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집회에 유튜버 등 외부 세력이 대거 참가해 이념갈등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은 경찰 협조 요청까지 검토하고 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재학생들의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고려대인들’이라 밝힌 재학생들이 주도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렸다. 같은 시간 이에 맞서는 ‘고려대 행동’의 맞불 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고려대 정문 앞에서는 경찰기동대가 질서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중앙광장 교문을 기준으로 나뉘어 집회를 열었지만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당시 난동을 부린 격투기 선수 출신 보수 유튜버 진 모씨 등이 교내로 난입해 탄핵 찬성 시위대와 충돌했다.
지난 17일 서울대 학생회관 부근에서도 재학생과 정치 유튜버, 시민이 뒤섞여 구호를 주고받으며 대립했다.
서울대는 추가 집회가 예고되면 경찰에 해산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생 안전과 학업 방해가 우려되면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대는 18일 이준정 교육부총장 명의의 공지를 내고 “경찰 인력과 함께 최대한 대비하고 대응했으나, 다수의 외부인이 캠퍼스 내로 들어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외부인들이 학내에 들어와 안전을 위협하고 연구와 교육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관계법령과 학내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학생들의 찬반 맞불 집회가 예상되는 다른 대학들에서도 “외부인이 가세한 집회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학 탄핵반대 시국 선언을 주도하는 ‘자유대학’(자유수호대학연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숭실대 한성대 단국대 전남대 등 18개 대학의 탄핵반대 시국선언 참여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들은 3월 1일 ‘전국 대학생 탄핵반대 시국선언대회’를 열 계획도 밝혔는데, 현재까지 30여개 대학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장세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