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중소보험사에 영향 커”
보험부채 증가·자본감소
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 긍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보험사들이 좌불안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소보험사들에게 직접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p 인하에 따라 보험부채가 증가하는 보험사들의 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보험연구원은 “향후 시장금리 하락 및 할인율 현실화 방안으로 추가적인 K-ICS 할인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 감소로 인한 지급여력비율 하락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리 인하에 앞서 보험사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험사들은 지난해 8조원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주로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문제는 금리인하 부메랑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4~7% 이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수익은 3~4% 수준이다. 여기에 금리 인하와 국고채 이율 하락세,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자산운용수익은 더 떨어진다. 빌려 온 돈 이자를 갚다가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자본이 적고 신용도가 낮은 보험사일수록 문제가 된다. 신종자본증권도 불안 요소다. 만기가 몰리거나 조기 상환 문제가 터질 경우 자본 유출로 이어진다.
보험연구원 등 관련 업계에서는 금리인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보험사로 생명보험사인 미래에셋생명,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를 꼽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 비중이 많아 금리 영향을 적게 받는다. 삼성화재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을 하지 않고, 고금리 채권으로 자산을 확충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를 비롯해 중소보험사 몇곳은 심각하다. 일부 보험사는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부터 대비책을 세웠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내란 사태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애써 준비한 시나리오가 허공에 날아가 버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보험사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그동안 자금조달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 많이 하고 있는데 파생상품에 관심을 가지거나 다양한 후속조치들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