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등’ 삼부토건, 회생절차 신청
부채비율 838% … 작년 ‘주가조작 의혹’ 조사
법원 “포괄적 금지명령” … 1~2주내 개시 결정
법원이 삼부토건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결정했다. 지난달 신동아건설에 이어 한 달 만에 또 다시 중견 건설사가 법원의 관리를 받게 됐다. 중견 건설사의 줄도산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3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삼부토건에 포괄적 금지명령을 했다”며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모든 회생채권자 및 회생담보권자에 대해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1~2주 안으로 삼부토건의 회생절차개시신청서 및 첨부 서류 등의 심사를 통해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삼부토건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지난 24일 경영정상화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을 위해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삼부토건은 2015년 8월 회생절차개시 신청 이후 26개월 만인 2017년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는데,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관리를 받게 된 것이다.
삼부토건의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시작됐다. 2010년 6977억9900만원이던 부채는 이듬해 1조5328억5900만원까지 늘었다. 2011년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약 30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7년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2017년 휴림로봇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2020년 이후에도 경영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2024년 1~9월 누적 매출은 2688억원이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 677억원을 기록해 5년 연속 영업손실이 확정적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838.5%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돼 조사와 함께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았고, 한국거래소가 삼부토건을 관리종목에 지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는 계속된 최대주주 변경이 자리한다. 2016년 3월 남우관광(지분율 13.1%)으로 변경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동부생명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017년 9월 디에스티로봇(현 휴림로봇)으로, 2018년 9월 우진인베스트사모투자합자회사를 거쳐 2019년 2월에는 디에스티로봇이 다시 최대주주가 됐다. 2023년 2월엔 디와이디로 바뀌었는데,
디와이디는 지난 2023년 33억21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이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5억7400만원에 불과하다.
삼부토건을 인수한 디와이디가 지난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발표,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3년 5월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 들어가도 우리가 늦은 것이고,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보고 부지런히 움직여 보겠다”며 정부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때부터 삼부토건의 주가는 1100원대에서 급등해 2023년 7월에는 5500원(7월 17일 장중 고가)까지 상승했다. 주가 급등기였던 2023년 6월 26일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주식 750만주를 주당 3520원에 시장에서 매도해 264억원을 현금화했다.
삼부토건 주가 급등은 정치권 논란을 불러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삼부토건 주가 급등 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아주 단기간에 1050원, 1020원대에서 5500원까지 5.5배가 올랐다”며 “그래프가 소위 교과서에 나온 대로 아주 예쁜 그래프인데, 당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후 복구 사업(의 영향) 어쩌고 했지만 전형적인 주가조작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주가조작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행위는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며 “삼부토건의 경우 실제 돈을 투자한 사람이 누구인지 엄밀하게 조사하면 다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