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시계에 맞춘 대구시정
시장 사퇴후 대행체제 준비
후임 경제부시장은 자체승진
홍준표 시장의 대선 출마가 확실한 대구시가 술렁이고 있다.
조기대선에 출마할 타 단체장의 경우 당내 경선까지는 단체장직을 유지한 채 출마했다가 경선에 실패할 경우 현직으로 돌아올 가능성 높다. 반면 대구시는 최소한 1년 이상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의 조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대구시는 시장권한대행 체제에 대비한 후속절차를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홍 시장은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구시장직을 던지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그는 최근 ‘청년의꿈’에서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며 “마지막 도전인데 뒷배를 놓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배수진을 쳤다.
홍 시장은 탄핵심판 초기부터 탄핵이 기각되어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홍 시장이 사퇴하면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정무직 공무원들의 줄사퇴도 이어지고, 김정기 행정부시장이 1년 이상 대구시정의 총괄책임을 맡게 된다.
홍 시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정장수 경제부시장은 탄핵시기에 맞춰 사퇴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통상 정무직 공무원은 홍 시장의 사퇴와 함께 퇴직을 신청하면 당연퇴직 조치되나 임용권자인 시장이 재임 중에는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퇴직 전 수사기관 등에 징계사유와 퇴직제한 여부 등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
정 부시장과 함께 정무직 인사 15명도 사퇴할 전망이다. 일부 정무직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전환돼 시청에 남거나 원래 소속 기관으로 복귀하지만 대다수 정무직은 홍 시장 대선 캠프로 합류한다.
일부 산하기관장도 홍 시장의 거취에 따라 물러난다. 표철수 엑스코 사장은 홍 시장 사퇴와 동시에 사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경제부시장에는 최운백 미래혁신성장실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따른 후속인사도 단행된다. 2급 이사관인 미래혁신성장실장 승진자리를 두고도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시정 안팎이 후속 인사 등으로 어수선하다”며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빨리 끝나야 대구시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