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향하는 ‘명태균 의혹’ 수사

2025-02-27 13:00:41 게재

검찰 ‘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업가 압수수색

홍준표 의혹도 수사할 듯 … 27~28일 명씨 소환조사

검찰이 명태균씨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여권 정치인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창원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처음으로 명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한다. 국회의 ‘명태균 특검법’ 의결을 앞두고 검찰의 움직임이 빨라진 모습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자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창원지검에서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의혹 관련자 거주지 등을 고려해 공천개입 의혹 등 본류에 해당하는 사건을 서울로 이송한 뒤 명씨를 상대로 조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혀왔던 만큼 명씨를 상대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하나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지난 대선 기간 81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명씨는 공천과 관련해 김 전 의원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 수사는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최근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하는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통화 육성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명씨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관련 의혹도 받는다. 이와 관련 검찰은 26일 오 시장의 후원가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의 서울 동작구와 제주시 자택, 서울 여의도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오 시장 대신 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을 근무했던 강혜경씨가 공개한 계좌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2~3월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강씨 계좌로 송금했다. 당시는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 시장과 안철수 의원의 단일화가 이뤄지던 시점이었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총 25건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중 13건은 오 시장 관련 문항이 포함된 비공표 조사였다.

강씨는 당시 명씨의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하게 설문을 구성했고, 오 시장측에 원본데이터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명씨측에 여론조사를 요청해 결과를 받은 사실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일뿐 오 시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오 시장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 후보측이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측은 “오 후보는 미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수혜를 입은 사실이 없으므로 여론조사 대납 의혹도 없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고 하루빨리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씨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에 대한 조사도 예상된다.

검찰 수사가 오 시장에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으로 향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홍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아들 친구이자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최 모씨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대가로 명씨측에 4600만원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건네는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홍 시장은 명씨와 관련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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