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잠정 합의’ 추진 검토
호르무즈 통행-제재완화 연계 논의 … 잠정 합의 거쳐 최종 합의 ‘2단계 구조’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2명의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협상단이 포괄적 평화 합의 대신 충돌 재개를 막기 위한 잠정 합의(temporary memorandum)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1차 협상이 결렬된 뒤 양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를 둘러싼 입장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양측이 일부 쟁점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시작했으며, 여기에는 세계 원유와 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해협은 최근 몇 주 동안 대부분 선박에 대해 폐쇄된 상태다.
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확대를 대가로 미국의 동결 자금 일부 해제를 양해각서에 포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협상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날 지속 가능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오만 측 항로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주간 휴전의 절반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핵심 이견은 남아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요구하는 고농축 우라늄(HEU) 비축분의 반출 문제와, 특히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 중단 기간을 주요 쟁점으로 설명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평화적 목적이라며 권리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를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핵 문제는 여전히 핵심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란 소식통들은 충돌 중단을 위한 잠정 합의가 체결될 경우, 양측은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60일의 협상 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는 전문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1차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의 핵 농축 활동을 20년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란은 이를 3~5년으로 제한하려 했다. 이란은 또 유엔, 미국, 유럽연합(EU) 제재 해제 일정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60% 수준까지 농축된 우라늄 전량을 해외로 반출하라는 요구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이란 측 소식통들은 타협 가능성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해외로 반출할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일부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고농축 우라늄은 의료용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 운영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원자로는 약 20% 수준으로 농축된 소량의 우라늄을 사용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을 당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3월 남아 있는 물량이 주로 이스파한의 터널 시설에 보관돼 있으며, 약 200kg 이상이 그곳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는 나탄즈 핵시설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탄즈에는 두 개의 농축 시설이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44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라며 “최종 농축 단계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물량이면 여러 개의 핵무기를 단기간에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