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잠정 합의’ 추진 검토

2026-04-17 13:00:04 게재

호르무즈 통행-제재완화 연계 논의 … 잠정 합의 거쳐 최종 합의 ‘2단계 구조’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평화 협정이 타결될 경우 파키스탄 방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잠정합의 체결 후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2단계 협상 구조’를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2명의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협상단이 포괄적 평화 합의 대신 충돌 재개를 막기 위한 잠정 합의(temporary memorandum)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1차 협상이 결렬된 뒤 양측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를 둘러싼 입장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양측이 일부 쟁점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시작했으며, 여기에는 세계 원유와 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해협은 최근 몇 주 동안 대부분 선박에 대해 폐쇄된 상태다.

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확대를 대가로 미국의 동결 자금 일부 해제를 양해각서에 포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협상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날 지속 가능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오만 측 항로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주간 휴전의 절반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핵심 이견은 남아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요구하는 고농축 우라늄(HEU) 비축분의 반출 문제와, 특히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 중단 기간을 주요 쟁점으로 설명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평화적 목적이라며 권리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를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핵 문제는 여전히 핵심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란 소식통들은 충돌 중단을 위한 잠정 합의가 체결될 경우, 양측은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60일의 협상 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는 전문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1차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의 핵 농축 활동을 20년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란은 이를 3~5년으로 제한하려 했다. 이란은 또 유엔, 미국, 유럽연합(EU) 제재 해제 일정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60% 수준까지 농축된 우라늄 전량을 해외로 반출하라는 요구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이란 측 소식통들은 타협 가능성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해외로 반출할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일부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고농축 우라늄은 의료용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 운영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원자로는 약 20% 수준으로 농축된 소량의 우라늄을 사용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을 당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3월 남아 있는 물량이 주로 이스파한의 터널 시설에 보관돼 있으며, 약 200kg 이상이 그곳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는 나탄즈 핵시설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탄즈에는 두 개의 농축 시설이 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 “44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라며 “최종 농축 단계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물량이면 여러 개의 핵무기를 단기간에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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