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해양전략 충돌 항만가치 커져

2025-03-04 13:00:40 게재

부산·인천항만공사 운영사 협업 강화 … “외부환경변화 대응방안 공유”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 측은 중국이 페루에 건설한 창카이(Chancay)항을 통과하는 모든 국가의 상품에도 트럼프가 중국 상품에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60% 관세를 적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중국산 제품이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낮은 관세로 수출되는 ‘환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창카이항은 중국이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중국을 포위하고 있는 미국의 견제를 뚫고 남미에 건설한 거점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의 해양전략이 충돌하면서 공급망의 핵심 기반인 항만의 가치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무역항 부산항과 수도권 관문 인천항을 관리·운영하는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가 항만 운영사들과 협업을 통해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지난달 28일 공사 사옥에서 인천항 4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와 함께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협의회’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조치 △컨테이너 운임 지수 하락 등 글로벌 해운·물류 시장 변화가 인천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송상근(앞줄 왼쪽 여섯번째) 부산항만공사 사장과 부산항 9개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 대표들이 지난달 사장단 간담회를 열고 부산항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부산항만공사 제공

또 인천신항 1-2단계 완전자동화 컨테이너 부두 개장을 앞두고 기존 부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항만 무인운반시스템(AGV) 기술과 운영 사례를공유하고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 시간 단축과 생산성 증대 방안도 집중 논의했다.

공사는 터미널운영사들과 컨테이너물류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인천항의 평균 화물 반·출입 시간이 17.7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반보다 4.6분 단축됐고, 같은 기간 시간강 하역 컨테이너 수(항만생산성)은 42.95개로 0.55개 늘었다.

김상기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올해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들이 인천항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천항 4개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와 항만 이용자들과 협력해 물류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항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산항만공사(BPA)는 25일 부산항 9개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 대표들과 함께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사장단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부산항 물동량 처리실적과 글로벌 해운·항만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또 부산항만공사가 추진하는 △체인포털 전면 적용을 통한 디지털 전환 △사이버 위기 및 재해·재난 대응체계 구축 등 글로벌 항만시장의 핵심 쟁점들도 공유했다.

취임 후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터미널운영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항만 운영 어려움을 청취하면서 고객과 현장 중심의 정책 집행을 통해 부산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송 사장은 “우리 기관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와의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부산항의 경쟁력 저해 요인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디지털·친환경 스마트항만으로의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튿날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부가물류 활성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 티에프(TF)’ 회의도 열고 항만배후단지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이 북극항로시대에 대비한 전략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물동량은 6m 길이 컨테이너 2440만개(2440만TEU)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중 환적화물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1349만7000TEU로 물동량 증가를 견인했다.수출입 물동량은 1090만5000TEU로 2% 늘었다.

인천항 물동량도 355만6000TEU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입과 환적 물동량 모두 각각 3%씩 증가한 350만7000TEU, 4만9000TEU를 기록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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