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꼬리내린 젤렌스키 “공중·해상 휴전”
“트럼프 강력한 리더십”
“광물협정 서명 준비 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급히 몸을 낮추며 미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포로 교환을 비롯해 공중 및 해상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시각으로 이날 오전 3시3분을 기해 미국의 모든 원조 물자 수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우리 가운데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신속히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1단계로는 포로 석방과 공중에서의 휴전, 즉 미사일·장거리 드론·에너지와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금지와 해상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즉시 시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단 러시아도 이에 동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다음 우리는 모든 단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미국과 협력해 강력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한 것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의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감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면박을 준 데에 대한 반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상황에 대해 “워싱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의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이라며 “이제 바로잡을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의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광물 협정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 협정을 더 큰 안보와 확실한 안보 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보고 있으며, 이 협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