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 … 경찰 ‘윤핵관’ 잇따라 겨냥

2025-03-05 13:00:06 게재

이철규 아들 대마 이어 장제원 성폭력 의혹

이 “송구” 장 “거짓 고소”, 정권말 징후 해석도

경찰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정권 핵심 관계자) 정치인들이 관련된 사건을 잇따라 수사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인 30대 이 모씨를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수수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해 속칭 ‘던지기’(판매자가 마약류를 특정 장소에 숨기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 수법으로 서초구 한 건물 화단에 묻힌 액상 대마를 지인 2명과 함께 찾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신고를 지난해 10월 29일 접수해 올해 1월 3일 신원을 특정했다. 체포영장은 2월 25일 발부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강수사, 공범확인, 통신수사 등을 병행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마약사건 피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고 붙잡기까지 53일이 걸린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조직 내부에서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무관·총경 승진인사가 단행된 지난달 27일을 전후해 이씨 검거가 진행됐다는 점이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이자 치안정감 출신이기도 하다 보니 경찰 인사에 영향력이 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하순 체코에 출장을 갔다가 이달 1일 귀국한 이 의원은 이 사건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 통화에서 “자식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심히 송구스럽다”며 “(아들이) 경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유명한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약 10년 전의 성폭력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4일 알려졌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부산 모 대학의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비서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최근 고소돼 서울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비서 A씨는 당시 장 전 의원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를 촬영한 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고, 이후 장 전 의원이 자신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의원은 의혹이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연일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소인의 고소내용은 거짓”이라며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면서 이와 같은 고소가 갑작스럽게 제기되는 데는 어떠한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엄중한 시국에 불미스러운 문제로 당에 부담을 줄 수가 없어 당을 잠시 떠나겠다”고 밝혔다.

경찰 내에선 이 의원 아들과 장 전 의원 사건이 개별적이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반을 향하는 시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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