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선두 없는 국민의힘…경선 ‘흥행 요소’ 꼽혀
김문수 오세훈 한동훈 홍준표 등 경쟁 ‘혼전’
1위 예측하기 힘든 판세, ‘흥행 카드’ 기대감
4인 컷오프→TV 토론→투표, 3주 소요 예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여권에서는 어떻게 하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흥행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선 흥행을 통해 후보 인지도를 높여야 본선에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주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가 ‘흥행 카드’로 거론되면서 여권의 조바심을 키우고 있다.

4일 조국혁신당은 야권 대선주자들은 물론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인물까지 참여할 수 있는 완전 국민경선을 제안했다. 조기 대선의 특성상 경선 기간이 짧아 경선 흥행이 어려운 현실에서 야권이 완전 국민경선을 ‘흥행 카드’로 내놓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여권에선 조기 대선이 금기어로 꼽히는 만큼 대놓고 경선 흥행을 고민할 수도 없는 처지다. 다만 물밑에서는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경선·본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묵시적 동의는 이뤄진 분위기다. 대선주자들도 일찌감치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이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경선 기간이 짧아 특별한 ‘흥행 카드’를 내놓기 어려운 여당 입장에서는 그나마 민주당처럼 압도적 1위 없이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된 판세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경선 막판까지 1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판세가 계속된다면 자연스럽게 당원과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차기주자 조사(2월 25~27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35%, 김문수 10%, 한동훈·홍준표 4%, 오세훈 3%, 안철수·유승민·이준석 1%로 나타났다. 여권 주자 중에선 김문수 노동부 장관만 두 자릿수를 기록했을 뿐 다른 주자들은 오차범위 내에서 고만고만한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여당은 2017년 조기 대선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경선을 3주일 안에 끝내야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권 관계자는 5일 “후보 등록 뒤 1주일 만에 경선 주자를 4명으로 압축한 뒤 열흘 정도 TV토론을 통해 자웅을 겨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누가 1위를 차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라고 전했다. 민주당과 달리 경선이 혼전이 예상되면서 자연스럽게 흥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엿보인다.
다만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통한 경선 흥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1 대 1 매치’ 등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3주일 안에 후보를 선출해야하는 상황에서 1주일 컷오프→10일간 방송 토론→3~4일간 당원투표·국민 여론조사라는 빠듯한 시나리오에 손을 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역선택방지조항을 포함시킬지 여부는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역선택방지조항을 넣으면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민주당 등 야당 지지층은 조사에서 제외된다. 역선택방지조항을 넣으면 반탄 후보(김문수 홍준표)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항을 넣지 않는다면 찬탄 후보(오세훈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 등)가 이득일 것이란 관측이다. 흥행을 위해선 역선택방지조항을 넣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2년 대선 경선에서는 역선택방지조항을 넣지 않고 경쟁력 조사로 실시됐다. 다만 경선 룰 논의도 단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는 점에서 역선택방지조항을 빼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