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구조적 성차별 없다” 발언, 85% 비동의

2025-03-06 13:00:04 게재

민주노총 민주노동연구원

임금노동자 1095명 설문조사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후보자 시절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는 발언에 대해 임금노동자 85%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이 5일 발표한 ‘성별 임금 격차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4.7%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사는 전국 15세 이상 임금노동자 1095명 대상으로 1월 13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다.

반면 동의하는 비율은 ‘매우 동의’ 2.8%, ‘동의함’ 3.9%에 그쳤다. 성별 및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 여성의 비동의 비율이 92.3%로 가장 높았다. 20~30대 남성의 경우 76.9%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겪은 성차별 경험을 5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승진에서의 성별 차이’가 3.5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성별 임금 차이(3.43), 중요한 업무 배제(3.4), 채용에서의 성별 차이(3.35), 성희롱(3.13)이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장생활 중 쉬거나 그만둔 경험을 묻자 여성의 61.9%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은 이보다 21.3%p 낮은 40.6%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여성 직장인 24.3%가 결혼·임신·출산 등을 경력단절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남성은 ‘더 좋은 직장을 위한 준비’(22.4%), ‘급여·업무 등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24.3%)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응답자 92.9%가 성별 임금격차 해결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임금격차 발생 원인으로는 여성은 ‘성역할 고정관념’(32.8%), ‘정부의 성평등 정책 실현 의지가 없다’(16.5%) 등이라고 답했다. 남성은 ‘성역할 고정관념’(27.2%), ‘젠더갈등 조장하는 보수정치, 자본세력과 언론’(13.8%)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평가하는 질문에선 67.6%가 ‘성별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적인 응답은 10.8%였다. 부정적 평가에선 여성이 80.7%로 남성(53.6%)보다 27.1%p 높게 나타났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러한 조사 결과는 젠더 불평등을 기반으로 한 노동시장과 사회구조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세상을 바꾸자! 우리가 평등이다!’를 슬로건으로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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