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바다 연결하면 서울도 항구도시”
서울시 해양관광 비전 발표
오세훈 “런던·뉴욕도 항구”
“런던 뉴욕 등 세계적 도시들은 모두 바다와 접해 있거나 강과 바다가 연결돼 있습니다. 막혀있던 한강과 바다가 연결되면 서울은 단순한 내륙 수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수도가 될 수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서울을 항구도시로 발전시켜 해양관광 시대를 열어 가자며 7일 청사진을 밝혔다. 한강에서 출발해 서해뱃길을 따라 국내외 해양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 이번 발표의 뼈대다.
한강버스를 통한 새로운 수상대중교통 시대 개막이 계획의 출발이다. 한강을 오가며 승객을 실어나를 한강버스는 지난 2월말 2척이 먼저 여의도에 도착했고 시범운항 후 올 상반기 중 정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선버스처럼 정해진 구간을 운항하며 한번에 155~199명이 탑승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항할 예정이며 추가로 버스가 건조되는 시점에 맞춰 운항 횟수를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여의도에서 배를 타고 아라뱃길을 따라 서해안 팔미도, 덕적도 등 섬을 관광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올 여름부터 연안크루즈(대형유람선)를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여의도 유람선터미널을 만들고 있다. 1000톤, 6000톤급 유람선 두 종류로 서해뱃길에 기반한 크루즈 관광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해양관광 마지막 단계는 서울항에서 출발해 중국과 일본까지 배로 여행하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 서울항을 조성 중이며 2030년까지 5000톤급 이하 여객선이 정박 가능한 국내항과 연결하고 2035년에는 국제항도 완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비전 발표와 함께 이날 서울시는 전남 여수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 여수 돌산에서 세계 최초로 열리는 ‘여수 세계섬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울시와 여수시가 힘을 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섬박람회를 서울의 해양관광 비전을 선보일 좋은 무대로 상정하고 있다.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여수를 연계 방문할 경우 교통비, 관광프로그램 체험비 지원 등을 여수시와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한강에서 출발한 연안 크루즈가 여수까지 관광객을 실어 나르면 내륙수도가 아닌 해양으로 나가는 항구 도시 서울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향후 관광을 넘어 지역과 서울이 상생발전하는 계기로도 수상관광 자원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를 위해 서울과 여수를 연계한 관광상품 공동개발, 외래관광객의 지역방문을 통한 상생관광 상품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협약식에는 박람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영록 전남지사, 정기명 여수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여수세계섬박람회는 해양도시 서울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기점이자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과제인 지역 상생을 해결하기 위한 연결점”이라며 “도로 철도 항공에 물길을 더해 서울의 구매력과 서울로 모이는 관광객을 전국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