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내놓고 영남 챙기고…대선 모드 전환한 여당
7일 정책대전환 토론회 개최
2030세대 겨냥한 코인 간담회도
지도부는 텃밭 대구·경북 챙기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에 대해선 언급조차 금기시하지만, 실제 행보는 이미 대선 모드로 전환한 모습이다. 날마다 표심을 겨냥한 공약을 쏟아내고,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을 챙긴다. 12.3 계엄 이후 석 달 넘도록 계속된 탄핵 정국에서 벗어나 조기 대선 정국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7일 오후 ‘대한민국 정책대전환’이란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 윤희숙 원장이 직접 발제를 맡고 교수들이 정치·경제·복지 등 주요 국정분야의 정책을 논의한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난달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라는 주제로 ‘사법부 독립’ ‘제왕적 국회’ 등 이슈를 토론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사실상 당 차원의 조기 대선 공약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가산자산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민·당·정 간담회를 열었다. 가상자산(코인) 이슈를 앞세워 20·30대 표심을 잡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6일 “20·30대가 (국내) 투자자의 47.8%를 차지하고 있어 가상자산이 젊은 세대의 주요한 재산 증식 수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감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6일 “함께 재산을 일군 배우자 간 상속은 세대 간 부 이전이 아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배우자 상속에 과세하지 않는다”며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상속세 일괄공제와 배우자 공제를 각각 10억원으로 상향하는 감세안을 내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텃밭으로 꼽히는 TK(대구·경북)도 찾아 표심을 챙겼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기초의원 연수’에 참석해 “아시다시피 저는 지역이 서울인데, 서울은 조금 쓸쓸하다”며 “영남에 와보니까 여기 계신 분들을 가지고 그냥 나라를 하나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남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를 찾아 ‘철강산업 위기극복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권 원내대표는 “고 박태준 회장께서 말씀하신 ‘우향우’ 정신처럼 포스코는 철을 녹여버리는 열정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포스코가 곧 대한민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관계자는 7일 “탄핵심판 결과와 무관하게 집권여당으로서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당은 탄핵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탄핵정국에서 대선정국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