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24·25학번 7000명 수용’ 목표
정부-의총협 “대학별 교육과정·졸업시기 자율 운영” 허용
교육여건 개선 위해 올해만 6062억원 투자 계획
교육부가 7일 발표한 ‘2025 의학교육 지원방안’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함께 의대생 휴학으로 인한 교육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 대책이다. 특히 올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2024·2025학번 약 7000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 운영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대학별 맞춤형 교육·순차 졸업으로 혼란 최소화 = 이번 발표의 핵심은 휴학했던 의대생과 신입생이 동시에 복학·입학하는 과밀화 상황에 대비한 교육 운영 모델 제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마련한 교육모델은 크게 네 가지다.
‘모델1’은 2024·2025학번을 동일 교육 과정으로 운영해 6년 후 동시 졸업하는 방식이다. ‘모델2’는 2024학번의 1~2학년 과정을 압축해 25학번보다 먼저 졸업하도록 하는 안이며, ‘모델3’은 이미 1학기를 이수한 2024학번이 바로 2학기부터 시작해 졸업을 앞당기는 방식이다. ‘모델4’는 2024학번의 4~6학년 과정을 재설계해 2030년 8월 하계 졸업을 유도하는 방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교육여건과 지역 수요, 구성원 협의 결과를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면서도 졸업 시기 조정을 통해 의료인력 배출 일정을 분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폭적 재정 지원으로 교육 인프라 확충 = 교육부는 올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6062억원을 투자한다. 이 중 국립대 의대 교원 인건비 1445억원, 시설·기자재 확충 1508억원, 사립대 여건 개선 융자 1728억원 등이 포함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의대 교원 확충이다. 의대 정원이 증원된 32개 대학은 올해 3월 총 595명의 교원을 신규 채용했다. 국립대 9개교는 300명, 사립대 23개교는 295명의 교원을 확보했다. 전공별로는 기초의학 77명, 임상의학 518명이다.
시설 확충도 본격화된다. 각 대학은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부터 공간 구조 변경, 건물 신축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국립대 9개교는 올해 중 의대 건물 건립 설계에 착수하며 사립대는 22개교가 리모델링, 10개교가 건물 신축을 계획 중이다.
◆의학교육 혁신으로 질적 성장 추구 = 정부는 의대 교육과정 혁신도 지원한다. 올해 551억5000만원을 투입해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교육 확대, 미래 기술과 연계한 융합교육, 학생의 전인적 성장 지원 등을 추진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지역의료 실습 강화다. 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등 필수의료 제공기관에서의 실습을 확대하고 비수도권 의대의 실습 협력병원을 늘려 학생들이 다양한 의료현장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병원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이어진다. 올해 국립대병원 지원 829억원, 병원 필수의료 역량 강화 융자 1200억원, 지역 R&D 역량강화 110억원 등을 투자한다.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병원(10개소)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해 의대생과 전공의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2024·2025학번 위한 국가시험·전공의 일정 조정 = 2024·2025학번의 교육과정이 분리 운영되면 2030년 하계 졸업생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의사 국가시험과 전공의 모집 일정도 유연화한다. 2030년 8월 졸업생을 대상으로 의사 국가시험을 추가로 실시하고 이들이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될 때까지 일정도 조정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지속한다. 2025년 지도전문의 지원 등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예산 2332억원과 수련수당 지원 415억원을 신설했으며 주당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도 계속 추진한다.
정부는 효과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교육부 산하에 ‘(가칭)의학교육위원회’를 신설하고, 의대별 전담 인력을 매칭하는 현장지원단도 운영한다. 의학교육평가원과 협력해 의학교육의 질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의총협 관계자는 “대학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이 적시에 이루어져야 의대교육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