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해운사, 미국 조선소에 선박 발주 검토
세계 3위 CMA CGM
미국발 중국 제재 대응
중국 COSCO와 동맹 고민
중국 해운·조선을 견제하는 미국 정책이 프랑스와 중국의 해운·조선 동맹을 흔들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글로벌 해운기업 프랑스의 CMA CGM이 미국 현지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MA CGM은 세계 4위 규모인 중국의 국영해운기업 코스코(COSCO) 등과 세계 최대 해운동맹 ‘오션 얼라이언스’를 이끌고 있지만 최근 미국에서 중국 해운·조선을 규제하는 항만 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침을 검토하자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를 포함한 복수의 미국 현지 언론은 8일(현지시간) CMA CGM의 최고경영자 로돌프 사드는 미국에서 “중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가능성에 대해 여러 조선소와 협의 중”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사드는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200억달러(약 29조원)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다음날 “우리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조선소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가능성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MA CGM이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려는 선박은 6m 길이 컨테이너 6000개를 실을 수 있는 6000TEU급 선박으로 현재 운항 중인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보다 작은 규모다.
CMA CGM 측은 미국 조선소에 선박을 주문하는 것은 하루 전 발표한 200억달러 투자 계획에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CMA CGM의 투자 계획은 “지난 5년 동안 미국에 투자한 120억달러와 비교되는 규모”라며 세계 해운업계가 중국과 관련된 선박에 대한 미국 항만의 입항료 부과 가능성에 대비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사드는 “다른 선사들처럼 CMA CGM도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중국의 COSCO와 해운동맹을 맺고 있다”며 “항만 입항료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CMA CGM은 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해운경제에 기여하고 향후 4년 동안 미국의 국내 공급망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고 공지했다.
CMA CGM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과의 해상운송 및 물류 파트너십을 강화해 경제를 지원하고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CMA CGM은 “이 전략적 약속은 미국의 조선 능력을 강화하고, 항만 인프라를 확장하며 물류 네트워크를 성장시키고 항공화물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MA CGM은 “우리는 미국 선사 APL을 소유하고 있고 미국 40개 주에서 1만5000명의 미국인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며 “매년 미국으로 50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운송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21일 중국 해운기업 소속 선박과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 각각 최대 100만달러(약 14억5000만원), 150만달러(약 21억7000만원)씩 입항료를 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USTR의 제안은 24일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