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서울-지방 양극화 극명

2025-03-10 13:00:01 게재

하락세 일시 제동 … 서울 일부만 상승

아크로포레스트 135억원, ‘똘똘한 한채’ 현상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더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한 올해초 이후 지방은 더 떨어진 반면 서울 일부는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상승 요인은 서울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이 0.25%, 수도권은 0.15% 상승했다. 반면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은 0.03% 떨어져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 8곳, 보합 2곳, 하락 7곳으로 서울과 광역시 위주로 상승 지역 숫자가 다소 우세했다.

오름폭이 큰 지역은 △울산(0.36%) △서울(0.25%) △부산(0.22%) 등이다. 하락폭이 큰 지역은 △전남(-0.42%) △대구(-0.24%) △제주(-0.13%) 등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3월 첫째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오르며 전주(0.1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송파구가 0.68% 급등하며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9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월간 전국 변동률은 지난해 12월(-0.04%)부터 1월(-0.18%)까지 2개월 연속 떨어졌지만 2월에 0.34% 올라 상승 반전했다.

2월 들어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서울에서 일부 이루어진 상승거래 때문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1~2월에 계약돼 7일까지 거래 신고된 아파트의 55%가 지난해 11~12월 거래가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달간 거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지난해 10~11월 대비 11~12월의 상승 거래 비중이 50%였던 것과 비교해 5%p 증가한 것이다.

지난 2월 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32층(전용 159㎡)이 135억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98㎡가 2월 17일과 24일 각각 90억원에 거래되면서 서울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및 주요 선호단지에서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고 계약도 상승가격으로 체결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단지에서는 매수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2월 한달간 하락거래가 1만2825건으로 상승거래 1만2605건보다 많았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역이 하락거래됐다.

이는 재건축을 마친 서울 일부 지역에서 크게 상승한 가격이 평균치를 끌어올려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이 3월 1주(3월 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전히 매매가격은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폭이 확대됐고 지방은 하락폭이 줄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으로 지난주(-0.02%) 대비 축소됐다.

수도권(0.01%→0.02%) 및 서울(0.11%→0.14%)은 상승폭 확대, 지방(-0.05%→-0.04%)은 하락폭 축소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 위축된 거래가 살아난 주요 원인은 지난해말 대비 상대적으로 완화된 대출규제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정치 및 정국 불안에 따른 세제와 제도 개편 지연 등으로 인해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도 극대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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