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물역사 체험관 설계공모 ‘말썽’

2025-03-11 13:00:01 게재

심사위원 선정 해명 허점

시의회, 제도개선 촉구해

당선작 공모 지침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시 아시아 물역사 테마 체험관 및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 조성사업’의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이에 광주시의회가 시정 질문 등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1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체험관 조성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광주 동림동 영산강변 일대 7만9000㎡ 부지에 전체사업비 298억여원을 들여 체험시설을 갖추는 강기정 시장 공약사업이다. 지난해 11월 17억 여원을 들여 국제 설계 공모를 실시했고 최근 A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업체가 ‘당선작이 공모지침을 어겼다’고 반발한데 이어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도 석연찮은 대목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심사위원 선정에 활용한 전문가 풀(Pool)에 대한 광주시 설명이 사실과 달랐다.

통상 설계 공모는 발주부서인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에 의뢰하는데 이 사업은 신속한 추진을 위해 주관부서인 신활력추진본부가 맡았다. 부서는 지난해 6월 설계공모 관리업체 선정 등을 거쳐 체험관 조성사업 운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외부 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건축 5명과 조경·전시·구조·시공 각각 1명 등 모두 9명으로 심사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건축과 구조·시공 심사위원 선정은 종합건설본부 전문가 풀(Pool)을 활용한 반면 조경·전시는 전문가 풀이 없어 별도 공모를 통해 모집했다는 게 신활력추진본부 설명이다. 그러나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전시는 전문가 풀이 없는 반면 조경은 도시공원과에 전문가 풀이 있어 활용하고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심사위원 후보자 선정도 논란거리다. 후보자는 각 분야 전문가 풀을 활용해 5배수를 뽑고, 우선순위를 정해 참석 여부를 확인한 다음 심사위원을 선정한다. 종합건설본부는 그동안 운영위원회에 심사위원 선정을 모두 일임했다. 반면 이 사업은 공정성을 높인다며 운영위원 5명에게 각각 선택할 번호를 쓰게 했다. 이 번호와 비공개인 전문가 풀에 있는 번호를 대조해 후보자를 선정했다. 문제는 운영위원이 같은 번호를 써내면서 중복된 후보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조경은 3명, 전시·시공은 각각 4명으로 후보자가 줄었는데도 보강 없이 심사위원을 선정했다. 신활력추진본부 관계자는 “운영위원 5명이 각각 1명의 후보자를 써냈기 때문에 중복이 돼도 숫자가 5개여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시의회는 토론회와 시정 질문을 통해 체험관 조성사업을 비롯해 광주시 설계공모 전반을 짚어볼 계획이다. 이귀순 시의원은 “이번 사업 심사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시정질문 등을 통해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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