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사우디서 고위급 회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 및 미국의 군사지원, 그리고 전략 광물 협정 체결 문제 등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백악관 충돌 이후 첫 공식 협의로 양측이 갈등을 해소하고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0일 비행기 기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번 회담이 해당 문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양보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의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러시아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양보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광물 협정과 관련, 일부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며 이번 회담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10일자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에서 광물 협정이 깊이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끌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사우디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한 뒤, 11일 미-우크라 회담에 참여한다. 우크라 측은 이번 회담에서 장거리 드론·미사일 공격 및 흑해 작전 중단을 조건으로 한 ‘부분 휴전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완전한 안보 보장’ 요구에서 한 걸음 물러난 절충안으로 미국의 군사·정보 지원 중단 해제를 목표로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우크라이나의 유연성 표시”로 평가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