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가능성에 보수안방 ‘술렁’
광역단체장 대선 출마설에
지선출마 공직자 선거바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보수안방인 대구경북 공직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올해는 대통령 탄핵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이 예고되면서 지방관가에 때이른 선거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최근 대구경북 지자체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상당수가 조기 대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이로 인한 지자체의 행정공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핵심지지층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 광역지자체가 그렇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이철우 경북지사도 최근 부쩍 정치적 발언수위를 높이고 행보도 넓히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당초 당내 경선까지는 시장직을 유지한다는 입장에서 대통령 탄핵인용 시 바로 사표를 내고 출마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홍 시장이 시장직을 내놓고 조기 대선에 등판할 경우 대구시는 행정부시장 권한대행체제로 내년 6월말까지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8일까지 보궐선거 실시사유가 발생하지 않아 상반기 보궐선거에 포함되지 않았고, 하반기 보궐선거는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장 보궐선거는 없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을 노리는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부 3선 구청장과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벌써부터 들먹인다.
덩달아 대구시 기초단체장 선거도 벌써부터 가열되는 양상이다. 9개 구·군 가운데 달서구 서구 북구 등은 3선인 현 단체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곳이다.
이런 현상은 서구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진상 전 서구 부구청장이 최근 수성구에서 서구로 이사를 했으며 뒤이어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도 달서구에서 서구로 전입해 출마 준비에 나섰다. 대구시 ㄱ실장은 달서구청장 출마에 관심을 두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이 바뀐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구와 남구를 비롯 북구, 수성구, 달서구 등은 현 구청장 임기 중에 공천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바뀐 지역이다.
경북도 또한 이철우 경북지사의 조기 대선 출마여부에 따라 지방선거 지형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지사는 지난달 8일 동대구역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반대집회에 참석한 이후 국회 기자회견 등으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조기대선 반대, 윤석열 대통령 석방과 탄핵인용 반대, 윤석열 2.0시대 준비와 개헌’ 등 수시로 정국 해법을 올린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보수우파의 대안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한다.
이 지사가 대선행보에 나설 경우 경북지사 선거판도 술렁이게 된다. 이미 3선 기초단체장들은 물론 다선의 국회의원들도 출마를 저울질한다.
경북도청 고위공직자들의 ‘고향 앞으로’ 출마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김학홍 행정부지사는 고향인 문경시장 선거를 준비 중이고 국장급과 부시장, 산하기관장 등 다수도 출신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국정공백도 장기화되고 있지만 덩달아 지방자치단체도 선거바람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하루빨리 나와야 정국은 물론 지방정부의 행정공백과 부작용도 최소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