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 임봉혁씨, 4명 살렸다

2025-03-12 13:00:07 게재

평소 장기기증 뜻, 가족 실천

뇌사 상태에 있던 임봉혁씨(48세)가 4명을 살리고 100여명 기능장애환자의 재건과 회복을 돕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임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11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달 2월 교통사고로 병원으로 이송 된 후 의료진의 치료에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의 기증 동의로 임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또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도왔다.

임씨는 생전에 삶의 끝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는 몸 일부라도 어디선가 살아 숨 쉬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

임씨는 온화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으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됐다. 9살 딸과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였다. 폐섬유화와 갑상선으로 몸이 편찮은 부모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는 착한 아들이었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기증자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함을 전하고자 ‘울림길’을 진행했다. 울림길은 기증자의 마지막 길에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기증자를 추모하는 의식이다.

임 씨의 아내 강영미 씨는 “혜민 아빠, 여기서는 자기보다 남을 위해 살았으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그리고 우리 혜민이 잘 지켜주고 나도 아버님 어머님 잘 챙기고 혜민이랑 행복하게 지낼게요.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나요. 사랑해요”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뇌사 장기기증과 인체 조직기증을 실천으로 기증자 임봉혁 님과 가족분들은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의 씨앗을 꽃 피웠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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