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채무조정 숨겨진 관건은 임차매장 ‘리스부채’

2025-03-12 13:00:26 게재

일반차입금에서 채무형식만 바뀐 것에 불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신청 사태가 채권시장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한국경제의 주 엔진인 수출 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내수마저도 침체국면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채무조정 관건은 임차 매장과 관련한 ‘리스부채’라는 진단이 나왔다. 홈플러스가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부담하게 된 인수 금융 상당 부분을 자산매각 등을 통해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반차입금에서 리스부채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회사 채무조정의 숨겨진 관건은 임차 매장과 관련한 리스부채”라며 “매각된 점포를 재임차 방식으로 홈플러스가 쓰면서 채무의 형식이 일반차입금에서 리스 부채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사례로 비유하면 만기를 연장하며 이자만 내는 ‘거치방식’ 주담대에서 원리금 분할 상환 주담대로 바뀐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부채구조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외견상 단순해 보이지만 리스부채를 감안할 경우 금융채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구성은 한층 복잡하다.

김 연구원은 “매각된 점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리츠와 같은 부동산투자펀드가 조성한 출자금 및 금융대출 , 그 대출의 유동화·신용공여, 입지 유망 점포를 다른 용도로 재개발하는 프로제트파이낸싱(PF) 진행 과정에서 수반되는 시공사(시행사)의 신용공여 익스포져 등을 봐야한다”며 “이처럼 확대되어 있는 간접금융채무의 비중이 확대되어 있는 상황은 앞으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과정에서 수반하게 될 채무조정 과정이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리스부채는 작년 2월 결산 기준 3조8501억원 규모다.

김 연구원은 “리스부채 등 임차 부동산과 관련한 노출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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