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통화정책 서두르지 않을 것”

2025-03-13 13:00:32 게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 행사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실행 중인 정책 변화의 영향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정책 변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만큼 (통화정책이) 잘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표는 GDP 성장률이 2.3%를 나타내며 소비지출이 작년 4분기 급속한 성장세에 견줘 완만해질(moderation) 가능성이 있다”며 “나아가 최근 가계 및 기업 설문조사는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Fed는 다양한 가계와 기업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새 행정부는 무역, 이민, 재정 정책, 규제 등 네 가지 주요 분야에서 중요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변화의 순 효과(net effect)가 경제 및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significant)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들어 특히 무역 정책에 변화가 있었지만, 이러한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한 뒤 연준은 새로운 정보를 분석하며 “신호(signal)와 잡음(noise)”을 구분하고 면밀히 보고 있다고 했다.

파월의 이런 언급은 트럼프정부의 정책을 하나하나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무역 , 이민, 재정책, 그리고 규제와 관련해서 향후 발생하는 일들이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들이 만들어내 효과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면들을 계산해보면서 이에 맞추어 연준의 정책을 결정해나가겠다는 ‘정제된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최근 경제 전망 둔화 지표는 더 지켜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 지표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노동 시장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매월 평균 19만1000개의 일자리가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고 실업률은 지난달 4.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고용지표를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최근 일부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상승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가계와 기업 설문 응답자 모두 관세가 주된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1년 이후의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연준의 2% 목표와 일관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계속 강한 흐름을 유지하되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에 수렴하지 않는다면, 보다 오랜 기간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며 반대로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경우,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기본 입장을 확인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공개연설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파월 연설의 포인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조심스럽게 풀어 가겠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인 만큼 섣불리 움직여 발생할 수 있는 정책실수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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