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지자들, 헌재 퇴근길 ‘위협 시위’

2025-03-13 13:00:45 게재

‘헌재 총공’ 독려 … “헌재 박살” 외치며 욕설

파면 촉구 시국선언 계속 … 경찰, 기동훈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탄핵 찬반 집회가 격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의 헌재 위협이 물리적인 수준까지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약 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12일 오후 5시부터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과 재동초등학교 앞 인도를 메우고 재판관들을 겨냥한 퇴근길 ‘총공’(총공세)에 나섰다.

헌재 앞 탄핵 반대 시위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헌재를 빠져나오는 퇴근 차량을 향해 욕설을 하며 “헌재 박살”과 “탄핵 각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는 차 앞을 가로막으려다 경찰에 제지됐다.

한 20대 남성은 삼단봉을 들고 헌재 인근을 활보하다가 경찰에 의해 귀가조치 되기도 했다. 경찰이 이 남성의 신분을 묻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위험한 물건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고 반발하며 한때 소란이 일었다.

앞서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갤러리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헌재 주변 상황 및 재판관들의 예상 퇴근시간을 공유하며 ‘총공’ 참여를 독려하는 공지글을 올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밤샘 집회도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벌어졌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를 규탄했다.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 모습.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비상행동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만약 심 총장이 계속 직을 유지한 채 원칙없는 수사와 공소 유지를 지속한다면 모든 시민이 나서 검찰을 심판하고 기득권을 완전히 해체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는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 천막에서 이틀째 단식농성 중인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야당 의원들도 자리했다.

광화문 서십자각 비상행동 농성장에서는 오전부터 참여연대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릴레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저녁에는 동십자각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7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내란수괴 풀어준 법원과 검찰을 규탄한다” “파면만이 답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13일에도 각계에서 9건의 시국선언이 진행된다.

한편 경찰은 서울경찰청은 탄핵심판 선고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지정되는 종로·중구 일대에서 야외기동훈련(FTX)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날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기동순찰대 32개 팀 소속 230여명을 종로구와 중구에 사전 배치해 도보 순찰을 하며 안전 위해 요소를 확인할 예정이다.

서울청 범죄예방대응부장은 이날 종로·중구를 8개로 나눈 권역을 모두 방문해 권역별 담당 경찰서장과 함께 경찰관 배치와 운용 계획을 점검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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