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들썩, 오세훈 ‘앗 뜨거’… 야당 “졸속 정책”
차규근 “강남 갭투자 의심 두배 증가”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후
차규근 조국혁신당(기획재정위·비례) 의원은 17일 서울시가 지난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토지거래허가제를 완화한 후 갭투자(전세 낀 주택매입) 의심 주택구매 건수가 이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차 의원이 이날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에 임대보증금을 승계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강남 3구 주택구매 사례는 총 134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예고하기 전인 지난해 12월(61건) 대비 약 2.19배 증가한 수치라고 차 의원은 밝혔다. 금액 합계로 보면 지난해 12월 1118억5700만원에서 지난달 2943억700만원으로 약 2.63배 늘었다. 서울 전 지역에서 갭투자 의심 사례는 지난달 429건으로 232건이었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약 1.84배 증가했다. 차 의원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갭투자 의심 거래가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오 시장이 규제 완화 이후 한 달 만에 규제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준비되지 않은 졸속 정책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무책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4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오 시장은 올 1월 “특단의 시기에 선택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힌 후 지난 2월 14 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전국적인 집 값 하락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의 강남 부동산 부양책을 놓고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 시장의 선택 이후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는 7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강남 뿐만 아니라 마포·용산·성동구 등 주변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오 시장은 지난 3월 10일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