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연차내고 광화문” 탄핵촉구 절정
비상행동 “헌재, 명백한 헌법파괴 두고 장고”
반탄 단체 “완전 기각” … 헌재 앞 긴장고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번주 중후반으로 예상되면서 주초부터 헌법재판소 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19일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17일 오전 7시 30분쯤 경찰은 헌재 정문 방향의 인도 양쪽에 투명 차단벽과 질서유지선을 설치해 일반인의 통행을 막고 있다. 헌재 소속 직원도 우회해 신원을 확인하고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기동대 버스는 인근 안국역 출구부터 헌재를 지나 재동초등학교 인근까지 양쪽 차로에 길게 늘어섰고, 헌재 정문 앞을 비롯해 곳곳에 형광색 점퍼를 입은 기동대원들이 배치됐다.
삼엄한 경비 속에 윤 대통령의 지지자 20여명은 헌재 건너편 인도에서 이날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등을 외쳤다. 정문 옆 농성장에선 다시 추워진 날씨에 두꺼운 겉옷을 입고 담요를 두른 채 1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탄핵을 촉구하는 10여명이 안국역 앞으로 모이면서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탄핵 반대측과 맞서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경찰이 충돌하지 않도록 앞을 막아섰지만, 큰 소리로 상대를 조롱하는 시위자도 눈에 띄었다.
앞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6일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2차 긴급집중행동’ 선포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하루도, 한 시간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고 새로운 세상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일을 ‘민주주의 수호의 날’로 선포하고 ‘연차 내고 광화문 오기’ ‘한 끼 단식하고 인증사진 올리기’ 등 국민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째 단식 중인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의 농성장을 중심으로 서십자각과 정문 사이에는 천막 30여동과 텐트 10여개가 설치됐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도 가세해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다.
비상행동은 17일 오후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정치권을 포함해 종교계, 여성·성소수자, 청년, 지역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긴급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1000여명 규모의 기자회견을 연다.
촛불행동도 같은 시간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공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비상행동은 “이번 주도 파면선고가 나지 않으면 윤석열 탄핵심리는 최장기간을 넘어 100일을 넘기게 된다”며 “헌법재판소가 너무나도 명백한 헌법파괴 행위를 두고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사이, 내란동조세력의 준동과 시민들의 불안은 계속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맞서 탄핵 반대 단체들은 윤 대통령 석방에 이은 복권도 낙관하며 세 결집을 이어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16일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경찰 비공식 추산 6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전 목사는 구속됐던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감방에 집어넣었던 것도 하나님의 역사”라며 “윤 대통령을 통해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자유 통일을 시키기 위해 고난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에 넘어갔을 것”이라며 “이번주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완전히 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통일당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했다.
자유통일당과 엄마부대는 17일 오후 1시부터 안국역 5번출구 앞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현대건설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된 대통령국민변호인단은 헌재 앞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로캠퍼스에선 오후 3시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한예종인들’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한다.
앞서 15일에도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각각 경찰 비공식 추산 4만명이 넘는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