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각하’라고 부르자고?
이철우 경북지사 입장 선회
“보수단체 업고 존재감” 해석
이철우(사진) 경북지사의 최근 언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계엄선포 초기에만 해도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개헌론을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각하와 복귀를 주장한다.
이 지사의 입장이 선회한 것은 지난달 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부터다. 그는 이날 “여러분 덕분에 하나님이 이 나라를 보호하사 대한민국 만세”라고 말한 뒤 애국가 1절을 불렀다. 이날 집회는 보수 기독교단체 주최 국가기도회로 전한길씨가 참석하면서 탄핵반대세력들이 총집결했다. 반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이 지사의 모습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도지사의 참석은 그 자체만으로 공무원의 정치 중립의무 위반 논란을 자초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유린한 내란 범죄에 대해 옹호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규정했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최근에는 보수우파 인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에도 잇따라 출연했다. 지난 11일 언론사 특강에서는 역대 대통령 호칭을 얘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각하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윤석열 대통령 각하 부르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음날 같은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내리기도 했다. 이는 곧바로 ‘군사독재 시대 유물을 소환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15일 보수 기독교단체가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구미 집회에도 참석해 “사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각하를 도와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탄핵반대 집회를 주장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를 등에 업고 존재감을 나타낸 뒤 조기대선에 출마하려는 수순이라고 해석한다.
이에 대해 이 지사의 한 측근은 “계엄사태 이후 국정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국가발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